이영돈, 법적대응 시작 "故 김영애 죽음 나 때문? 참지 않겠다"

입력 2022-04-28 17:14   수정 2022-04-28 17:26


이영돈 PD가 故(고) 김영애 사망 관련 악플을 쓴 네티즌들과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영돈 PD는 지난 2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그동안 참고 참았다. 세월이 지나면 괜찮겠지 하며 지내왔다. 터무니없는 허위 사실로 '자영업자들을 죽였다'고 비난하고, 정치권이 나서서 저에 대한 인격 살인을 했다. 명예를 위해 더 이상 참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PD는 지난해 대선 경선 과정에서 윤 위원장의 발언을 지적하며 "저를 '가짜뉴스의 대명사'로 지칭하고, '언론중재법 처리의 필요성을 보여 준 나쁜 방송, 나쁜 뉴스의 상징으로 표현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고 김영애를 언급하며 "사망한 유명 여배우가 저 때문에 사망한 것으로 호도됐으며 많은 자영업자가 제 방송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9월 15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회의에서 윤 위원장은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측이 이 PD를 미디어 총괄로 영입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철회한 것에 대해 꼬집었다. 윤 위원장은 "이 PD가 어떤 사람인 줄 몰랐느냐"라며 "황토팩 회사를 경영하던 배우 고 김영애는 가짜뉴스의 대명사인 이 PD의 중금속 황토팩 방송 후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다 2017년 췌장암으로 사망했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이 PD는 "제가 만든 어떤 프로그램 때문에 유명 연예인이 사망했는지 정확히 밝혀 달라"며 "제가 만든 프로그램들 하나라도 제대로 본 적 있느냐"며 비꼬았다.

그러면서 "정말 기가 막힌 것은 '언론중재법 처리의 필요성을 보여준 나쁜 방송의 상징'이라고 한 거다. 이게 무슨 말이냐. 무슨 이유로 이런 이야기를 들어야 하나. 국회의원이면 확인도 하지 않고 말해도 되나"고 비난했다.

이 PD는 "평생 다큐멘터리와 탐사보도를 위해 헌신해 왔다. 채널A 퇴직 후 2년 반이나 지나 방송된 '먹거리X파일' 대왕카스테라 편 이후 해당 방송은 저와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PD가 자영업자들을 죽였다'는 허위 사실이 유포됐다. 작년 여야 대선 경선 과정에서 정치권은 허위 사실을 진실인 양 말했고, (제가) 일반인들에게 자영업자, 소상공인 킬러 이미지로 고착되는데 기여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윤 위원장뿐만 아니라 원희룡 후보자 또한 자신을 '자영업자 킬러'라고 지칭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분노했다. 그는 "윤호중, 원희룡 두 분 다 근거를 대라"며 "막강한 힘을 가진 두 분이 저의 명예를 사정없이 짓밟아도 되느냐"고 호소했다.

이 PD는 대왕카스테라 사태 이후 악플을 작성한 네티즌들을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어떤 경우에도 자영업자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방송을 한 적이 없으며 진실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며 "허위 사실 기반 악플을 올려 저의 명예와 인격을 모독한 악플러들 모두 고소한다"고 말했다.


이영돈 PD는 2007년 10월 KBS 2TV '소비자 고발'이라는 프로그램 책임 프로듀서로 일하면서 김영애가 운영하는 참토원에서 만들어진 황토팩에서 쇳가루가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그는 "황토팩 속 쇳가루는 황토 고유의 성분이 아니고, 분쇄기 안에 있는 쇠구슬이 마모돼 발생했기에 미용 팩으로 안전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영애 측은 이영돈 PD를 비롯해 KBS와 제작진을 고소하고,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으나 이 PD는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황토팩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이물질이 쇳가루라는 취지로 보도한 것은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지 않는 허위 사실이지만 공익 목적의 보도로 고의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방송 이후 김영애의 사업은 휘청했고, 매출 폭락에 제품 환불 요구가 이어지면서 도산했다. 결국 김영애는 2017년 췌장암으로 사망했고, 이후 이 PD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졌다.

이 PD는 이 사건에 대해 "시중 판매되는 거의 전 제품에 대해 중금속테스트를 두 차례 실시했고 결과를 방송한 것"이라며 "책임프로듀서인 저와 제작피디, KBS에 대한 민형사 소송이 있었으나 대법원까지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PD는 "이번 민형사 소송이 저에 대한 잘못된 오해가 시정되고 일방적 여론과 개인적 이익에 편승해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잘못된 인터넷 문화가 개선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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