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올 1분기 매출 77조7815억원, 영업이익 14조1214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전일 밝혔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8.9%, 50.5%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증권사들의 주가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날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9만7000원에서 8만7000원으로 10.31% 내렸고 다올투자증권은 10만5000원에서 8만8000원으로 16.19% 내렸다. 메리츠증권은 9만6000원에서 8만4000원으로 12.5%를, 하이투자증권은 8만9000원에서 8만2000원으로 7.87%를 낮췄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봉쇄 등 매크로 이슈가 장기화하면서 반도체 수요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점이 부담 요인이다. 증권가 의견을 종합하면 결과적으로 2분기 메모리 가격은 기존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사업 부문별 성장 모멘텀을 찾기 어렵다는 점도 1분기 사상 최대 이익에도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배경이라는 지적이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는 압도적 기술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고 디스플레이의 경우 중국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양산 본격화로 경쟁 심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낙폭 과대 저점 매수 전략은 유효하지만 뚜렷한 주가 상승 트리거 역시 찾기 힘든 시점"이라고 짚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보수적인 접근을 권고했다. 송 연구원은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저점 매수가 가능한 가격대로 진입 중인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향후 경기 개선을 확신케 하는 경기 선행 지표들의 개선이 나오기 전까지는, 역사적 평균 배수인 1.6배 수준(8만원대 초중반)을 넘어설 가능성도 높지 않은 상황"이라며 "때문에 미국의 완화적 금리 인상과 중국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이 발생할 경우 보다 적극적인 전략으로 전환하는 게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올 1분기를 저점으로 2분기부터 실적 개선과 주가 회복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최 연구원은 "올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324조4000억원, 영업이익은 20.2% 증가한 62조1000억원으로 전망한다. 매크로 이슈에 의한 수요 둔화로 실적 증가 속도가 예상보다 더딜 것이란 판단에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낮추지만 우려를 선반영한 주가는 오히려 바닥 논리에 더 예민하게 반응할 전망"이라며 "매크로 이슈가 해소되는 구간에서는 주가가 더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구조적인 주가 반등은 3분기 중에나 가능할 것이란 시각도 제기된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파운드리 경쟁력 회복과 대규모 수주 계약, 세트와 부품 사업부 간 유기적 성장의 선순환 구조, 메모리 경쟁사와의 공정 격차 확대 등 영업가치 멀티플 확대 요인이 회복돼야 할 것"이라며 "올 상반기 대부분의 요인들이 악화된 탓에 하반기 이 가운데 일부 정상화 소식만으로도 주가는 탄력적 상승 전환이 가능할 전망이다. 하지만 아직 멀티플 요인들의 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비영업적인 주가 상승 모멘텀은 3분기 중 발현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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