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장애인이 정착하기 어려운 우리 사회

입력 2022-05-02 10:00  

전남 신안의 한 염전에서 장애인들이 10년간 강제 노역을 당한 것이 세상에 알려져 충격을 준 일이 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의사결정 능력이 부족한 지적장애인이었다. 이들은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직업 소개업자의 제안에 넘어가 정당한 임금도 받지 못한 채 가혹한 노동에 시달렸다.

염전 업주와 직업 소개업자들이 징역과 벌금형을 선고받으며 이 사건은 일단락됐다. 그러나 몇 년 뒤 피해자 중 일부가 다시 염전으로 돌아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염전에서 나온 장애인들이 사회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예전 생활로 돌아간 것이다.

이 사건은 장애인들이 노예와 다름없는 상태로 착취당했다는 점에서도 충격적이었지만, 어렵게 구출된 장애인들이 사회에 안착하지 못하고 다시 염전으로 돌아가 더욱 안타까움을 줬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등록장애인은 263만3000명이다. 전체 인구의 5.1%로 적지 않은 수다. 하지만 이들을 돌볼 수 있는 장애인 시설은 2491곳뿐이다.

올해 들어서도 염전에서 인권 침해가 있었다는 경찰 수사 결과가 발표되는 등 장애인 인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은 외출하는 것부터 큰 불편을 겪는다. 취업도 쉽지 않다. 신안 염전 사례에서처럼 부당하게 착취당하는 일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장애인이 사회의 일원으로 뿌리내리고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지 않으면 비슷한 일은 언제든 되풀이될 것이다.

이다빈 생글기자(신일여고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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