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해외여행 수요 폭발"…손님맞이 채비에 들뜬 면세점

입력 2022-04-30 18:19   수정 2022-04-30 19:01


지난달 21일 해외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 7일 조치 해제로 여행 수요가 늘어나면서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간절한 면세점들이 국내 고객 모객에 나섰다. '개점 휴업' 상태였던 지점 시설을 재정비하는가 하면 영업시간을 늘리고, 내국인 혜택을 늘렸다.

30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면세점은 최근 매장을 개편했다. 지난 2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휴점 상태였던 전자, 캐릭터, 식품 매장을 다시 연 것.

신세계면세점은 뽀로로, 카카오프렌즈 등 캐릭터와 식품, 건강기능식품 매장을 새롭게 구성했다. 삼성전자와 파나소닉 등 전자기업의 최신 제품도 선보였다. 앞서 지난달 화장품과 K패션 브랜드 매장 개편에 이어 고객 맞이 채비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해외입국자의 격리 의무 조치가 해제되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점차 해제 수순을 밟고 있는 만큼, 다시 여행을 떠나며 면세점을 찾을 고객을 위해 리뉴얼을 단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롯데면세점 역시 명동본점에 지난 18일부터 면세점 전용 엘리베이터를 3대 추가, 총 7대를 운행하며 손님 맞이에 돌입했다.

다음달 31일까지 온·오프라인을 통한 대규모 프로모션을 선보이며 지갑 열기에 나선 모습이다. 우선 내국인 구매고객에게 구매금액에 따라 현금과 같이 지급하는 포인트를 시내점포의 경우 구매액에 따라 6만원을 추가로 제공하기로 했다. 고공행진하는 원·달러 환율 부담을 덜기 위한 행사도 준비했다. 구매일 기준으로 달러 환율이 1250원∼1300원일 경우 최대 2만원, 1300원 초과 시에는 최대 3만5000원의 LDF 페이를 지급하기로 했다.


신라면세점은 이날부터 다음달 15일까지 서울점 구매고객 대상으로 최대 S리워즈 100만포인트(120만원 상당)를 증정하는 경품 추첨 행사를 실시한다.

면세점들은 운영시간도 연장에 나섰다. 신라면세점 서울점이 30일부터 영업시간을 1시간 연장한다. 롯데면세점은 다음달부터 명동본점, 월드타워점 운영 마감 시간을 오후 5시30분에서 6시30분까지로 미루기로 했다.

면세점 업계는 그동안 부진하던 내국인 고객 수요가 뚜렷하게 개선세를 보이는 만큼 반기는 모양새다. 일례로 정부가 백신 접종 해외 입국자의 자가격리 조치를 면제한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24일까지 5주간 매출은 직전 같은 기간보다 50% 뛰었다.

이는 2년 넘게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에 불이 붙은 결과다.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3일 재개한 인천~하와이 노선 운항편의 첫날 탑승률은 80%에 달했다. 홈쇼핑에서 선보인 해외여행 패키지 방송에서는 한 시간 만에 100억원이 훌쩍 넘는 주문액이 몰리는 사례가 줄을 이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면세점 출국장에 길게 늘어선 줄은 정말 오랜만이다. 1~2월 면세점 매출에서 내국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이상 증가했는데 그 증가폭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해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출국자(아웃바운드) 증가는 출국장 면세점 실적을 견인할 것이다. 내수 고객 증가에 따른 노출도는 출국장 면세점이 가장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면세점 업황의 본격 반등을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면세점의 외국인 매출 비중이 내국인보다 월등히 높은 만큼 해외 방한 관광객의 회복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는 코로나19 사태 발생 전 관광객이 가장 많던 중국과 일본 현지 사정에 비춰 단기간에 해외관광객 대규모 방한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중국은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을 펼치며 상하이 봉쇄에 나선 상태다.

이에 회복세를 나타내는 시점은 하반기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면세점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인 산업이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24조8586억원에 달했던 국내 면세점 매출은 지난해 17조8334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이 연구원은 "면세점 매출의 의미 있는 반등이 이뤄지는 시기를 6월 이후로 추정한다. 2~5월 중국의 코로나19 확진자수가 대거 증가해 출입국자 증가세가 주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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