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10개는 팔리는 것 같은데요?"
펫 드라이룸을 사려고 백화점에 들른 30대 직장인 이모 씨는 판매 직원으로부터 이 같은 말을 들었다. 펫 드라이룸은 목욕한 반려동물의 털을 말려주는 가전이다. 이 씨는 "꽤 비싼 가격임에도 많이 찾고 있어 놀랐다. 강아지 털 말리는 게 손이 많이 가서 구매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반려견을 키우는 '펫팸족(Pet+Family)' 늘면서 펫 시장 규모도 성장 중이다. 29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9000억원에서 2021년 3조4000억원까지 성장했다. 2027년에는 6조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펫 시장 성장에 따라, 다양한 펫 가전도 출시되고 있다. 예를 들어 자동으로 급수해주는 자동 급수기나, CC(폐쇄회로)TV로 반려동물을 원격으로 케어하고, 놀이하면서 자동으로 간식까지 주는 케어봇도 있다.
펫 드라이룸도 요즘 많이 팔리는 펫 가전 중 하나다. 케이지에 반려동물이 들어가면 몸에 붙은 먼지를 털거나, 목욕 후 자동으로 털을 말려준다. 크기나 기능에 따라서 70만~100만원까지 가격대가 형성됐다.
쿠쿠전자의 '넬로 에어샤워&드라이룸', 펫 가전 전문 브랜드 붐펫의 '붐펫 드라이룸'이 해당 제품을 판매한다. 펫 드라이룸의 경우 지난해 네이버 쇼핑 라이브에 처음 론칭한 후 일부 모델이 5분 내 완판을 기록했다.
가격이 비싼데도, 목욕을 자주 시켜야 하는 작은 반려견을 여러 마리 키우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다. 반려견을 키우는 장모 씨는 "육아용품은 한때 사용하는 건데, 펫 가전은 반려견을 키우는 내내 쓸 수 있는 제품"이라며 "목욕하고 털 말리는 게 진짜 힘들 때가 많아 당근마켓을 통해 샀다"고 했다.
해당 시장에 LG전자가 뛰어들지도 업계의 관심이다. LG전자가 뛰어들 경우 펫 드라이룸이 더욱 대중화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최근 펫 드라이룸과 관련한 특허를 다수 확보하고, 펫 스타일러 등 상표권을 출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제트봇은 일상 녹화가 가능하고, 펫 케어 기능을 켜 놓으면 이상행동 시 알림이 올 수 있도록 했다. 비스포크 직화오븐에는 '펫 간식' 모드를 적용, '닭가슴살 육포', '단호박 건조 간식' 등의 메뉴를 담았다.
LG전자 또한 다수의 가전에 펫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지난해 2월 LG전자는 LG 트롬 세탁기 스팀 펫과 건조기 스팀 펫 제품에 펫 케어 세탁코스를 추가해 4중 안심 헹굼 기능을 추가했다. 최근에는 고객 경험 강화 차원에서 기존의 가전에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업그레이드만으로 펫 케어 기능을 추가해 쓸 수 있는 'UP가전'을 내놓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고, 요즘에는 반려동물을 자식처럼 귀하게 여기는 분들도 많다"며 "이런 트렌드에 맞춰 반려동물을 위한 프리미엄 가전제품 출시도 점차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