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기 신도시 재정비, 속도 내되 선심성 공약은 금물

입력 2022-04-29 17:18   수정 2022-04-30 00:07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1기 신도시 재정비 대상 지역을 성남·고양·부천·안양·군포 등 해당 시 권역 전체로 확대하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당·일산·중동·평촌·산본 등 신도시는 물론 인근 옛 도심의 노후주택 재개발까지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잇따른 집값 상승 조짐에 ‘중장기 과제’로 밀리는 듯하던 신도시 재정비에 탄력이 붙고 대상 가구 수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귀추가 주목된다.

1기 신도시 재정비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서울 도심의 40년 가까이 된 노후 아파트 못지않게 상하수도·주차 등 주거환경이 열악하다. 재건축 연한(최소 30년)이 안 되면 리모델링이라도 추진하자고 할 정도로 민원이 컸던 곳들이다. 정부가 개발한 대단위 주거지역이란 점에서 마냥 팔짱만 끼고 있을 수 없다. 그런데 이를 신도시 아파트 재건축으로만 좁히면 광역교통망 과부하, 공사에 따른 이주 등 문제가 커진다. 시 전체의 교통·생활 인프라 종합 정비까지 염두에 둔 인수위 방침은 그런 점에서 평가해줄 만하다.

여야가 이미 국회에 제출한 관련 특별법 제정안엔 여러 지원책이 망라돼 있다. 진흥(특별)지구 지정, 기본계획 수립을 중앙정부 의무로 부과했고, 용적률 완화와 광역교통 개선대책 수립, 사업시행자에 대한 조세·부담금 감면 조항도 들어 있다. 인수위는 ‘노후 도심 재정비사업 촉진법’(가제) 제정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하니, 통합 법안 마련이 기대된다.

노후 도심 재정비는 ‘250만 가구 공급’이란 새 정부 부동산 공약 실행을 위해서도 중요한 핵심축이다. 세부적으로 ‘1기 신도시 10만 가구 공급’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도 용적률 규제를 현실성 있게 풀어 사업에 속도가 붙게 할 필요가 있다. 복잡한 정비사업 절차 곳곳에 숨어 있는 규제 요소를 줄이려는 지방자치단체의 의지도 중요하다.

다만, 6월 지방선거를 겨냥한 여야의 과도한 선심 경쟁은 경계해야 할 것이다. 용적률 300% 상향(현재 169~226%)이면 시장 안정과 사업 진행이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그 이상은 초과이익환수 규제 때문에 어차피 의미가 없고, 심각한 도심 과밀을 초래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향후 2기 신도시 등 재정비에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수도 있다. 전체적으로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르지 않도록 하는 세심한 정책 추진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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