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부동산 규제 완화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새 정부의 규제 완화 기대로 경기 분당, 평촌 등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집값 오름세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는 정책은 향후 1~2년 시장 상황을 보면서 발표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윤 당선인 측의 이런 기조는 최근 지방선거 판세가 심상치 않다는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180도로 바뀌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의원은 “청와대 집무실 이전 공약은 강행하면서 부동산 공약은 후퇴한다는 불만이 당에 쏟아지고 있다”며 “부동산 대선 공약을 지키지 않으면 선거에 이길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경기지역 주민들의 관심이 큰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이 최근 급물살을 타게 된 배경이다. 인수위는 김은혜 전 국민의힘 의원과 유경준 의원이 각각 발의한 노후 도심 재정비 지원 특별법을 기반으로 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도 1기 신도시 재건축 촉진 사업에 적극적이다. 올해 초엔 김병욱 의원과 박찬대 의원이 각각 노후 신도시 재정비 사업을 지원하는 특별법을 대표발의했다. 김 의원은 “불편한 주거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여야 모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입법 과정에 이주에 따른 전세 문제, 교통 인프라 및 상하수도 문제 등 세부 사안도 면밀히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입법 과정에 1기 신도시뿐 아니라 노후 지역 전반의 재정비 사업을 촉진하는 방안이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법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다른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좌동욱/이유정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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