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가격이 잇달아 오르면서 1000원대 아메리카노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글로벌 이상기후,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원재료 가격이 급등한 여파다. ‘커피플레이션(커피+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커피뿐만이 아니다. 먹고, 마시고, 입는 필수 소비재 중 가격이 오르지 않은 것을 찾기 힘든 실정이다.
29일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국제 원두 가격의 기준이 되는 커피C 선물은 전날 파운드(454g)당 217.95센트에 거래됐다. 1년 전(144.3센트)보다 51.0% 오른 금액이다. 원두 선물 가격은 지난 2월 아라비카 원두 재고량이 1억4300만 파운드로 22년 만에 최소치로 줄어 월평균 246.2센트까지 치솟기도 했다.
국내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들은 앞다퉈 소비자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올초 스타벅스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내세우는 저가 브랜드로 인상 바람이 번졌다.
‘백종원 커피’로 유명한 빽다방은 지난 5일부터 22종의 가격을 200~500원 올렸다. 편의점 CU는 8일부터 자체 커피 브랜드의 아메리카노(미디엄) 가격을 1000원에서 1300원으로 인상했다.
의류 가격 상승세도 눈에 띈다. 한동안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던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와 유통사 자체 브랜드(PB)가 앞다퉈 가격 인상에 나섰다. 원재료인 원면 가격이 1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화장품 가격도 꿈틀거리고 있다. 인도네시아가 식품용 팜유 수출을 금지하면서 화장품 주원료인 가공용 팜유 가격까지 뛴 영향이다. 아모레퍼시픽은 25일 헤라와 설화수 등 9개 브랜드 83개 품목의 화장품 가격을 평균 10% 올렸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작황 부진 등이 이어진다면 올 하반기엔 더 거센 가격 인상 폭풍이 몰아칠 공산이 크다”고 우려했다.
박종관/박동휘 기자 pjk@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