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자업계에서 전기차 투자 종목으로 테슬라가 아닌, 포드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트위터 인수 시도로 테슬라 투자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반면 포드는 전기차 시장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어 투자 매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투자전문매체 시킹알파는 ‘테슬라 주식을 매도하고 포드 주식을 매입한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시킹알파는 “머스크가 테슬라 주식으로 대출을 받아 트위터 지분을 사들이기로 했다”며 “예기치 않은 이유로 테슬라 주가가 하락해 마진콜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테슬라 주식을 장기 보유한 투자자라도 지금 매도를 검토할 만하다고 했다.
시킹알파는 테슬라를 대체할 유망 전기차 종목으로 포드를 꼽았다. 포드가 전기 픽업트럭 시장에서 공급과 수요 양쪽에서 우위를 점했다는 판단에서다. 포드는 전기 픽업트럭인 ‘F150 라이트닝’의 대량 양산을 앞두고 있다. 내년 15만 대 생산이 목표다. 당초 4만 대였던 생산 목표를 높여 잡은 것이다. 지난달 26일 ‘1호’ 차량을 출고했다. 풀사이즈 전기 픽업트럭을 양산할 수 있는 업체는 아직 포드밖에 없다.
포드는 공급 문제에 차질이 없도록 15만 대 생산에 필요한 리튬 이온 배터리도 확보했다. 공급난을 겪고 있는 반도체를 전기 픽업트럭 생산 쪽에 먼저 투입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지난 3월 사전 예약 건수가 20만 건을 돌파해 접수를 중단했을 정도로 시장 반응도 좋다. 사업 재편에도 나서고 있다. CNBC에 따르면 포드는 내연차 부문 직원 580명을 감원하기로 했다. 지난달 28일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3.29배에 불과할 만큼 주식 가치가 저평가돼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우려의 시선도 있다. 투자업계는 2024년까진 전기차산업에서 반도체 부족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포드가 투자한 전기차 기업 리비안의 주가 추이도 변수다. 리비안은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생산 목표량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하락세다. 나스닥시장에서 103.69달러로 지난해를 마감한 이 회사 주가는 이날 32.18달러에 장을 마쳤다. 포드는 올 1분기 리비안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31억달러(약 3조9000억원)의 손실을 봤다고 밝혔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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