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조림도 뼈째 씹는다"…'고령친화식'은 뭐가 다를까 [이미경의 인사이트]

입력 2022-05-01 21:00   수정 2022-05-01 21:27

'인(人·사람)사이트(site·현장)'는 사람을 만나 듣고, 현장을 방문해 직접 본 내용을 토대로 작성합니다. 보고 싶고 듣고 싶은 이야기를 제보해주세요. 직접 듣고 보고 확인해 업계 얘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주]


인구 고령화에 따라 고령친화식 시장이 커지고 있다. 나이가 들더라도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춰 식품업체들은 이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고령친화식이라고하면 일반적으로 '환자식' '죽' 등을 떠올리기 쉽지만 메뉴는 다양하다. 돼지갈비찜, 생선조림 등 다양한 제품이 고령친화식으로 출시된 상태다. 기능적인 측면에서 고령친화식의 핵심은 '연화(씹기 편한 것)'와 '연하(삼키기 쉬운 것)'다. 여기에 업체들은 고령층 소비자들이 식품을 섭취하며 맛을 통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다.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수서동 풀무원 본사에서 만난 신희경 FI사업팀장은 "고령친화식 시장은 인구 고령화에 따라 커질 수밖에 없는 시장"이라면서도 "정부·산업·학계 차원에서의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령친화식이라는 단어가 생소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식품인가요.

"고령친화식은 나이가 들수록 약화할 수밖에 없는 치아·식도 등에 맞춰 경도와 점도를 설계한 음식입니다. 식사량이나 섭취하는 식품 종류가 적어 불균형이 있을 수밖에 없는 고령층의 영양 상태를 고려해 이 부분을 강화한 제품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메뉴들이 출시됐는지 궁금합니다.

"현재 판매하고 있는 제품은 분말식, 죽류를 포함해 국·탕류 등 약 100여 개의 제품이 있습니다. 고량친화식이라는 용어만 보면 '노인식' '환자식'을 떠올리며 죽이나 미음을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돼지갈비찜, 생선조림 등의 메뉴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생선조림은 뼈째 씹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고령층이 많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많이 알려지진 않은 것 같습니다.

"고령친화식의 필요성을 각 기업이 직접 홍보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고령친화식을 아는 사람도 많지 않습니다. 이 시장이 커지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뒷받침 되어야할까요.

"고령친화식 제품이 얼마나 다양하게 출시됐고, 고령층이 왜 고령친화식을 섭취해야 하는지 정부·산업·학계가 함께 홍보해야 합니다. 고령친화식 식대의 일정 부분을 급여화해 시설에서의 고령친화식 제품 사용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겠습니다. 현재는 장기요양보험을 수급 받아 요양시설을 이용하는 분들도 식대만큼은 100% 자부담하고 있습니다. 고령친화식 수요가 더 늘어야 기업입장에서도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시장에 내놓을 수 있습니다."

▷많이 안 알려져서일까요. 대형마트 매대에서도 잘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현재는 고령친화식이 가장 필요한 곳인 노인요양시설 등에 우선적으로 제품 및 식자재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향후 대형마트, 백화점 등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도록 판매 경로를 확대해나갈 예정입니다. 고령층의 90% 이상이 가정에서 식사를 하는데, 이들이 고령친화식을 집에서 즐길 수 있도록 판매 채널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향후 시장 전망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요.

"고령친화식 시장은 반드시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출산율은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고, 건강에 대한 관심의 증가와 의료기술의 발달로 생존연령은 점차 길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65세 이상을 노인이나 고령자로 보지 않을 정도로 고령층이 젊을 때와 다름없이 생활하고 식사를 하기 때문에 이 시장이 어떤 속도로 얼마나 커질지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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