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최근 주식시장을 도박장으로 비유했으나 저평가된 기업을 물색하기에는 기회의 장이라고 평가했다.
버핏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라스카스주 오마하에서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투자사 버크셔 해서웨이의 연례 주주총회를 열고 "월스트리트 금융사들이 주식시장의 투기적 행동을 부추기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곳 금융사들은 자본주의라는 식탁에서 떨어지는 빵부스러기를 챙겨 어떤 식으로든 돈을 번다"며 "투기적 투자 동향을 보면서 터무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주총회는 '자본주의자들의 우드스톡'으로 불린다. 올해 팀 쿡 애플 CEO와 제이미 다이먼 JP 모건 CEO 등 재계 리더와 4만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대면 주총으로 열린 행사는 그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19년 중단된 바 있다.
이날 버핏은 최근 주식시장에서 저평가된 기업을 물색하긴 좋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시장 환경의 변동성이 커지자 투자 대상을 찾는 데 도움이 되기도 했다"고 긍정적으로 진단했다.
버핏의 오랜 친구이자 버크셔 해서웨이의 부의장인 찰리 멍거 역시 "거래의 규모 면에서 순전히 도박 같은 행위가 지금처럼 매일 일어나는 때는 없었다"면서 "좋은 모양새는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동시에 "시장의 이런 투기성 때문에 버크셔 해서웨이는 저평가된 사업 분야를 포착할 수 있었다"며 "그 덕에 1060억달러(약 134조원)의 현금을 가동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버핏은 그간 가상자산(암호화폐)인 비트코인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한 것처럼 투자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생산적인 자산이 아니다"며 "그 어떤 가치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속임수로 사람들을 현혹하는 마술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는 농지는 음식을, 아파트는 임대료를 생산하지만, 비트코인은 결국 다른 사람에게 파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취지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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