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발표한 다수의 학술 논문들에서 표절이 상당수 발견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공저자로 참여한 학술 논문 일부를 분석한 결과, 6개 논문에서 표절 부분이 13건 발견됐다고 1일 주장했다. 한 논문은 표절이 무려 8건에 이른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특히 문제가 된 것은 2012년에 제2저자로 참여해 대한외과학회지(SCOPUS 등재)에 게재한 논문인 'Clinical significance of insulin-like growth factor gene polymorphisms with survival in patients with gastrointestinal stromal tumors' 다.
이 논문에는 당시 칠곡 경북대병원 김종광 교수가 제6저자로 참여했는데, 김 교수가 2011년 제2저자이자 교신저자로 참여한 대한암학회지 게재 논문의 요약, 선행연구, 연구방법론, 논의 등 논문의 전반적인 내용을 ‘부당한 중복게재’, 즉 자기표절한 대목이 8건에 이른다는 지적이다.
허 의원은 "정 후보자가 ‘공저자로서 기여가 낮아 미처 표절을 인지할 수 없었다’고 해명하더라도, 제2저자로 참여한 논문이라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며 "몰랐다고 한다면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의 ‘부당한 저자 표시’(연구에 기여 하지 않은 사람에게 저자 자격을 부여)에 해당해 이 또한 연구부정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외에도 5건의 학술 논문에서 표절, 자기표절이 발견됐다는 주장이다.
제2저자로 참여한 대한외과학회지의 2003년 논문 '림프절 전이에 따른 조기위암의 예후'의 고찰 부분 2번째 문단 2번째 문장의 경우, 같은 학회지의 2001년 발표 논문인 '조기위암의 림프절 전이에 따른 치료성적 및 예후인자'의 고찰 부분 6번째 문장의 구조를 일부 변형 사용하면서 출처표시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 외에도 제2저자로 참여한 대한소화기학회지의 2000년 논문 '위암 환자의 체중 변화와 예후' 서론의 4번째 문단은 1994년 발표된 같은 학회지 '위암환자에서 위절제후 체중변화' 논문 ‘서론’의 2번째 문장의 내용과 표현이 대부분 일치하고 있으나, 원문에 대한 인용 처리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 외의 논문에서도 주로 다른 논문의 문장이나 연구방법론을 사용하고도 인용 처리를 하지 않은 점이 지적을 받았다.
앞서 정 후보자의 아들도 2018년 의대 편입 전형 과정에서 ‘스펙’으로 제출한 논문이 중국인 유학생 A씨의 석사학위 논문을 상당부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허종식 의원은 “단순히 논문 몇 개만 찾아봐도 표절이 13건이나 발견됐는데, 정 후보자가 작성했다는 92개 논문을 전수조사해보면 더욱 참담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정 후보자가 연구 윤리마저 낙제점인 상황에서 인사청문회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은 곧바로 자료를 내 "정 후보자의 표절 이 의심된다는 지적은 후보자의 논문 내용과 표절의 개념에 대해 잘못된 이해한 것으로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했다.
준비단은 "타인의 논문에 있는 내용을 출처표시 없이 기재하더라도 해당 내용이 △일반적 지식 △자신의 연구내용이 타인 논문의 내용과 구분되는 경우 표절이라고 할 수 없다"며 "표절로 의심된다는 내용은 비교 논문 연구자의 독창적 견해가 아니라 학계에서 널리 통용되는 일반적 지식에 해당하기에 표절이라고 볼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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