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학교 영문학과 학생회가 학생회비를 내지 않은 22학번 신입생 3명의 이름을 공식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다.
지난달 30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논란'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에는 전날 해당 학교 영문학과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공지문이 갈무리돼있었다. 게시물에 따르면 학생회는 이날 중간고사 간식 행사를 진행하면서 학생 42명에게 상품을 전달했다.
다만 22학번 학생 3명이 학생회비 미납자로 확인되자 학생회 측은 이들의 실명을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다.
그러면서 "영어영문학과 학생회비는 등록금 납부할 때 같이 납부하는 학생회비와 별개"라고 강조했다.
이후 논란이 커지자 학생회는 "불편함을 느꼈을 학우들께 고개 숙여 사과한다"고 시작하는 입장문을 게재했다.
이어 "매 학기 시험 기간마다 학생회에서 진행하는 간식 행사는 학우들께서 내준 학과 학생회비로 운영되고 있다"며 다른 행사 역시 학생회비 납부자를 대상으로 진행해 참여자를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간식 행사 대상자 확정 과정에서 참여 대상에 부합하지 않은 학우들이 확인됐으며, 관련 내용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학과 SNS를 활용하는 방법을 채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해당 내용을 삭제했던 학생회 측은 몇 시간 뒤 게시물을 돌연 복구했다. 학생회 측은 "더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와 복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누가 간식 달라고 했나요", "지출내용 공개하자.", "저런 식으로 공표한다고…?"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 한 번 논란이 커지자 학생회장은 "중간고사 간식 행사 상품 전달 완료와 참여 대상에 부합하지 않으신 학우분들께 공지를 드리기 위해 기존에 해왔던 방식과 동일하게 학과 SNS에 관련 카드 뉴스를 게시했다"며 "이 과정에서 해당 학우분들이 불편함을 느끼실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고 사과문을 올렸다.
이어 "학우분들께서 느끼셨을 불편함을 고려하지 못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드린다"며 "저의 과오가 너무나도 크고 씻을 수 없음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으며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반성과 다짐을 했다. 이번 일에 책임을 느끼며 더 나은 학생회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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