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국내 백화점 중 단일 점포 기준 5년 연속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는 곳이다. 지난해 매출은 약 2조5000억원. 코로나19 상황에도 전년 대비 매출이 4500억원 가량 늘었다.
업계에선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일본의 이세탄백화점 신주쿠점, 영국 해러즈 런던점, 프랑스의 갤러리 라파예트점 등을 제치고 신세계 강남점이 지난해 전 세계 백화점 단일 점포 기준 매출 1위에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신세계 강남점이 가장 붐비는 시간은 오후 3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백화점에 가장 많은 소비자가 몰리는 시간은 점심시간 전후다. 신세계 강남점의 경쟁 점포인 롯데 본점과 현대 무역센터점은 평일 기준 오후 12시에 가장 사람이 많았다. 현대 압구정 본점은 평일과 주말 모두 오후 1시가 가장 붐볐다.
경쟁 점포와 달리 신세계 강남점의 '피크타임'이 오후 3시인 이유는 점포를 찾는 주요 방문객들이 일명 '나인투식스(오전 9시부터 오후 6시)'로 불리는 평일 근무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이들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직장인 근무시간인 오후 2~3시에 점포를 찾는 방문객이 많은 것은 주요 고객이 직장인보다는 자영업자와 전문직, 전업주부, 은퇴한 자산가 등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신세계 강남점 안에서도 가장 사람이 많이 몰리는 층은 델리 코너와 신세계푸드마켓이 있는 지하1층이었다. 지하 1층을 찾은 방문객 비율은 42.78%에 달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의류나 잡화 구매가 아닌 식도락을 목적으로 백화점을 찾는 이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주요 백화점들이 델리 코너와 전문식당가 경쟁력 강화에 공을 들이는 이유"라고 말했다.
보다 세분화해 동별 거주지 기준으로 보면 전체 방문객 중 반포1~4동이 거주지인 방문객의 비율이 17.1%에 달했다. 신세계 강남점 방문객 여섯 명 중 한 명은 반포동 거주자인 셈이다. 거리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백화점과 거주지와의 거리가 1㎞ 이내인 방문객 비율이 14.0%였다.
신세계 강남점 반경 1㎞에는 반포자이와 반포센트럴자이, 신반포자이 등 호가가 평당 1억원을 웃도는 고급 아파트들이 있다. 근거리 배후지 거주민의 높은 소득 수준과 자산가치 상승이 신세계 강남점의 매출 고공행진과 어느정도 상관관계가 있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전체 방문객 중 지하철역과 백화점을 동시에 방문하는 비율은 22.7%에 불과했다. 신세계 강남점은 서울 지하철 3호선 고속터미널역에서 바로 연결된 점포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해 백화점을 찾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신세계 강남점과 타깃 고객이 겹치는 경쟁 점포는 현대 압구정본점과 갤러리아 명품관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6개월간 현대 압구정본점을 방문한 소비자의 29.9%가 신세계 강남점을 찾았다. 갤러리아 명품관 방문자의 24.9%도 신세계 강남점을 방문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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