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등록요건 유지 못한 상장사 등록 감사인 제재 방안 마련

입력 2022-05-02 12:00  



앞으로 상장사의 회계감사를 하는 회계법인이 등록 요건을 지키지 못하면 시정권고와 감사인 지정제외 점수 부과 등의 제재가 이뤄진다.

금융감독원은 감독업무 수행 과정에서 자체 판단에 따라 회계법인의 등록요건 유지 여부를 감리할 수 있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외부감사법 시행령’ 및 ‘외부감사규정’ 개정안을 시행한다고 2일 밝혔다.

금융당국은 2019년 11월부터 상장사에 대한 회계감사를 할 수 있는 회계법인의 자격을 제한하는 ‘상장사 감사인 등록제’를 시행했지만, 여전히 상장사 등록 감사인의 감사품질관리 제고 노력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상장사 등록 감사인이 등록 요건을 유지하는지에 대한 감독을 내실화했다.

우선 등록요건 유지 의무를 위반했을 때의 제재 수단을 시정권고, 감사인 지정제외 점수 부과 등으로 다양화했다. 시정권고를 이행하지 않으면 등록취소 절차가 진행된다. 또 등록 요건 중 하나인 통합품질관리시스템 구축을 이행하지 못한 회계법인에 대해서는 차기 년도에 감사인 지정을 받지 못하는 수준가지 지정제외점수가 부과될 것이라고 금융위는 강조했다.

기존에는 제재 수단이 등록취소만 명시돼 있었기에, 경미하게 의무를 위반한 회계법인에 대해 제재를 가하기 어려웠다.

제보나 증권선물위원회의 요구로만 이뤄졌던 회계법인의 등록요건 유지 여부에 대한 감리도 금감원이 자체 판단에 따라 착수할 수 있게 됐다.

또 상장사 감사인 등록이 취소된 회계법인과 외부감사 계약을 체결 중인 상장사를 보호하기 위해 감사인 변경 절차를 안내하는 등 이해관계자 보호 절차를 수행해야 하는 의무도 부여됐다.

회계법인에 대한 품질관리수준 평가 대상과 투명성보고서 공시 대상은 상장사 등록 감사인으로 한정됐다.

감사인 지정 제도와 관련한 기업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제도개선도 이뤄졌다. 우선 지정감사인의 잦은 교체로 인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지정감사 중 지정사유가 재차 발생해도 최대 3년인 최초 감사인 지정기간 동안은 동일 감사인으로 지정되도록 외부감사규정의 별표가 바뀌었다.

또 부당한 요구를 한 것으로 신고된 지정감사인에 대한 지정 취소 절차가 자율조정 이후 바로 이뤄지도록 해 기업이 분쟁 중인 감사인에게 감사를 받아야 하는 문제를 해소한다.

스팩(SPAC·기업인수목적법인) 합병을 통해 상장한 기업의 경우 이전까지는 감사인 지정대상인지 여부를 SPAC의 과거 재무기준에 따라 판단했지만, 앞으로는 합병전 비상장법인의 재무기준이 적용된다.

이외에도 금감원 위탁 근거 정비, 회계법인 수시보고서 항목정비 등 그동안 기업회계 제도 운영 과정에서 발견된 미비점 보완도 이뤄졌다.

정부는 외부감사법 시행령 및 외부감사규정 개정에 따라 상장사 등록 감사인에 대한 품질관리체계 감독을 강화하 나가겠다며 올해부터 상장사 등록 감사인에 대한 품질관리감리 시 등록요건 유지 여부를 함께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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