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쏟아지는 수십만건의 뉴스 콘텐츠를 바탕으로 국내 최초 뉴스 전문 플랫폼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국내 주요 언론사와의 제휴를 통해 고객들에게 구독형 미디어 빅데이터 모니터링 플랫폼 서비스(아이서퍼)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향후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위고몬', 인공지능(AI) 맞춤 뉴스 서비스 '로제우스'로 차원이 다른 뉴스 생태계를 조성하려고 합니다." (임경환 비플라이소프트 대표)
미디어 빅데이터 업체인 비플라이소프트가 코넥스에서 코스닥시장으로 이전 상장을 추진 중이다. 최근 상장 후 오버행(대규모 매각대기 물량 출회) 우려를 일부 해소한데다가 국내 유명 슈퍼개미까지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임경환 대표는 2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대형 포털사이트에만 의존하던 뉴스 유통 구조가 새로운 생태계를 맞이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임 대표는 "중국의 뉴스 플랫폼인 '진러터우탸오'는 2조원의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기업가치만 30조원에 달한다"면서 "자사 서비스를 통해 향후 국내 뉴스 유통 구조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1998년에 설립된 비플라이소프트는 미디어 빅데이터 및 AI 기반의 BDaaS(Big Data as a Service) 플랫폼을 갖춘 기업이다. 17년간 300억건 이상의 라이선스를 통해 미디어 데이터를 축적해왔다. 이를 AI 빅데이터 분석 기술로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공급하고 있다.
비플라이소프트는 실시간으로 뉴스 스크랩 및 모니터링, 통계분석 등이 가능한 아이서퍼와 미디어 데이터에서 인사이트를 도출해내는 위고몬을 통해 1500여개의 공공기관 및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어오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뉴스미디어 오픈플랫폼 로제우스를 출시해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시켰다.
최근 뉴스 콘텐츠 유통 시장도 비플라이소프트에게 우호적으로 바뀌는 추세다. 더불어민주당이 포털의 뉴스 편집 제한, 허위조작정보 제재 강화 등을 포함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다. 이 법은 포털에게만 유리하던 뉴스 콘텐츠 유통권을 개선, 인링크를 금지하고 아웃링크로 뉴스 콘텐츠를 접하게 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임 대표는 "이 법이 통과될 경우 포털사이트 내 뉴스가 대폭 축소되거나 심지어 폐지될 가능성도 있다"며 "자사 서비스인 로제우스에게는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플라이소프트는 뉴스 스크랩 서비스 아이서퍼 운영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매년 아이서퍼에서만 100억원이 넘는 매출액이 발생하고 있다. 매년 매출액이 늘고 있지만 로제우스 프로젝트 등 신규 플랫폼 개발과 투자로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비플라이소프트의 작년 매출액은 약 170억원이었지만, 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임 대표는 "최근 몇년간 로제우스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연구·개발(R&D) 인력과 자회사 인수 등에 돈이 들어가면서 실적에 영향을 줬다"면서도 "공을 들여 선보인 로제우스가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조만간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했다.
로제우스의 강점은 비플라이소프트가 2004년부터 약 15년간 3000여개 언론사와 저작권 유통 파트너로서 맺어온 방대한 뉴스 데이터 및 네트워크다. 이용자들은 맞춤형 뉴스 서비스인 로제우스를 통해 국내 주요 언론사의 뉴스를 아웃링크 방식으로 실시간 제공받을 수 있다.
덕분에 시장에선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의 핵심인 안정적인 뉴스 콘텐츠 수급과 활용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AI·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서비스를 이용할수록 더욱 정확한 검색과 결과값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주관사인 IBK투자증권은 향후 로제우스가 아이서퍼와 같은 서비스로 성장할 것으로 봤다. 2024년 로제우스 부문에서만 137억원의 매출액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9월 출시한 로제우스도 시장에서 반응이 오고 있다. 지난 3월 기준 월 순방문자 수는 38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 1월 200만명을 돌파한 후 두 달만에 1.9배 상승한 것으로, 정식 버전 서비스 오픈 후 6개월 만에 이뤄 낸 성과다.
로제우스는 개방형 오픈 플랫폼으로 설계돼 별도 앱을 다운로드 받지 않더라도 PC와 모바일 기기에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다. 사용자가 다양한 방법으로 콘텐츠를 재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뉴스룸'은 현재까지 약 400만건의 콘텐츠가 생산됐다.
상장 후 오버행 가능성을 일부 해소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특히 슈퍼개미로 알려진 한세희 씨가 2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의 아들이자 슈퍼개미인 한씨는 2018년 비플라이소프트에 38억원을 투자했다. 한씨는 지금까지도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비플라이소프트가 장기적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씨는 <한경닷컴>과의 전화 통화에서 "최근 AI 엔진이 점차 고도화되고 있는데, 비플라이소프트의 경우 뉴스라는 데이터 학습을 통해 장기적인 발전 가능성이 높다"며 "비플라이소프트가 AI 전문 회사 인수하는 등 현재 사업 방향성도 좋다고 보고 있다. 향후에도 주식을 계속 들고 있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한씨 등 구주주들은 상장 후 보유하게 될 비플라이소프트 지분에 대해 자발적 보호예수를 신청했다. 2대 주주인 한씨의 보유 물량 약 46만주(지분율 6.98%) 중 26만주와 3대 주주인 휴온스글로벌의 지분 24만주(3.64%) 중 10만주에 대해 1년 인출 제한을 신청했다.
이로써 총 36만주에 대한 인출 제한이 설정되면서 비플라이소프트의 상장 후 유통 가능 물량은 5.46% 감소할 예정이다.
임 대표는 "주요 투자자들은 현재 평가된 시총보다 기업가치가 더 높게 오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대주주들의 자발적 인출제한 요청이 투자자들의 불안을 일부 해소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비플라이소프트는 오는 9~10일 양일간 기관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한다. 이어 12~13일에는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한다. 이번 상장으로 총 100만주를 공모하며, 희망 공모가 범위는 1만6500~1만9000원이다. 총 공모금액은 165억~190억원이다. 상장 주관사는 IBK투자증권이 맡았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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