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2일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의 "박병석 국회의장의 '앙증맞은 몸'" 발언과 관련해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배 의원은 본회의장에서 국회의장에게 차별적 발언과 인격 모독을 서슴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배 의원은 지난달 30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위한 검찰청법 개정안 처리 관련 본회의에서 박 의장이 민주당의 검수완박 관련 법안 처리에 협조한 것에 반발하며 "당신의 그 앙증맞은 몸으로 국민의힘 의원들 위를 밟고 지나가기 위해 구둣발로 저희를 걷어차며 용맹하게 의장석으로 올라왔다. 당신이 얘기하는 민주주의가 이런 것이냐"고 항의했다.
박 원내대표는 “당선인의 입이라는 대변인의 입에 담지 못 할 말은 의원 전체의 자격을 의심하게 한”이며 “이는 야생의 들짐승처럼 물고 뜯으면 된다는 걸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회법 146조 모욕 등 발언의 금지 위반”이라며 “(배 의원의 언사와 행위는) 우리 의회와 의원 전체의 자격을 의심하게 하고 존재 의의를 부정했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지난달 26일 법사위에서 국민의힘이 저지른 국회선진화법 파기 행위와 국회의장 회의장 진입 방해, 배 의원의 언동을 묵과할 수 없다”며 “국회선진화법을 무력화하는 불법 행위는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 징계안 상정 등 적법한 후속 조치를 밟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자당 의원이 의장에게 한 욕설(GSGG) 표현도 민주당은 징계 논의를 안 했다"며 황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주호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본회의 시작 전 국민의힘 여성 의원들을 구둣발로 짓밟고 걷어찬 일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국회의원으로서 국민을 대표해서 한 발언 중 일부를 갖고 트집 잡는 건 치졸한 행태”라고 반박했다.
신 부대변인은 “과거 자당의 김승원 의원은 박병석 의장을 향해 ‘GSGG’라는 표현을 써가며 비하했다”며 “당시 입에 담기조차 힘든 원색적 비난에 대해 민주당은 ‘김 의원에 대한 징계 논의는 없다’라고 하지 않았나”라고 따져 물었다.
김 의원은 지난해 8월 언론중재법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가 무산되자 페이스북에 “박병석. 정말 감사합니다. 역사에 남을 겁니다. GSGG”라는 글을 올렸다. ‘GSGG’를 두고 욕설 개XX의 영문 이니셜이라는 의혹이 나왔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
배 의원은 자신이 박 의장에게 삿대질까지 했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1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시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올리며 “저희를 사뿐히 즈려밟고 지나간 국회의장께 펼쳐 든 다섯 손가락 참하게 모아서 당신이 외면한 민주주의 본질을 물었다”고 반박했다.
한편 국회는 검찰의 수사 대상 범죄를 기존 6대 범죄에서 부패?경제범죄로 축소하는 내용의 검찰청법 개정안을 지난 30일 의결했다. 찬성 172표, 반대 3표, 기권 2표였다. 정의당 의원 6명은 찬성표를 던졌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민주당 계획대로 법안이 문재인 정부 임기 중 국무회의를 통과하면 오는 9월부터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는 기존 6대 범죄에서 2대 범죄로 축소된다. 또 수사 검사와 기소 검사가 분리되고, 검찰총장은 부패?경제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일선 수사부서와 검사 등 현황을 분기마다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
민주당은 또 다른 검수완박 법안인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곧바로 상정했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별건 수사 금지’를 명문화하고 경찰 수사에 대한 이의신청권자에서 고발인을 제외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민주당은 오는 3일 다시 임시국회를 열어 형사소송법 개정안까지 의결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민주당이 주도하는 검수완박 입법은 최종 완료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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