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의 警시…김창룡 청장 "의도적 경찰 폄훼 유감"

입력 2022-05-02 17:50   수정 2022-05-03 00:23

김창룡 경찰청장(사진)이 ‘검수완박’과 관련한 검찰의 ‘경찰 깎아내리기’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되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대대적인 인력·예산 보강에 나선다고도 밝혔다.

김 청장은 2일 기자간담회에서 “경찰 수사는 잘못됐고 검찰 수사는 완벽하다는 식의 주장을 하는 것은 경찰 역할을 의도적으로 축소하거나 왜곡하는 것”이라며 “힘들고 어려운 가운데서도 헌신적으로 수사하는 일선 수사 경찰관들의 사기가 저하되는 것에 대해 상당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수완박 국면에서 검찰 주장에 대해 경찰청장이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검찰은 검찰 보완 수사가 없었다면 ‘이은해 계곡 살인사건’ ‘노원 세 모녀 살인사건’ 등이 해결되지 못했을 것이라며 경찰 수사력에 대한 문제 제기를 이어왔다.

경찰들이 이용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최근 “경찰 전체의 수사 역량이 일방적으로 폄하되고 있다” “현장 경찰들의 사기를 꺾는 일을 막아야 한다” 등의 비판 글이 잇따라 게시됐다.

검수완박 입법 후의 수사 범위 확대에 대해 김 청장은 “현재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6대 범죄를 포함해 전체 범죄 약 99%를 경찰이 이미 수사하고 있다”며 “경찰 수사에는 큰 변화가 없을 거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없이 수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그는 그러나 “(검경수사권 조정 이후) 일선 수사관들이 과중한 업무로 많은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라 사건 처리 기간이 일부 지연되는 문제점도 드러났다”며 “검찰청법 개정안, 형사소송법 개정안 등 검수완박 관련 법안이 공포되면 자체 TF를 만들어 인력·예산 등을 보완할 계획”이라고 했다. 법이 최종 공포되면 관련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수사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30일 검수완박 법안 중 하나인 ‘검찰청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나머지 하나인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3일 국회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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