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계열 주류 기업 신세계 L&B가 발포주에 이어 과일소주(과일리큐르)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해 문을 닫은 제주소주 공장에서 수출전용 상품으로 과일소주를 생산하기로 했다.
신세계 L&B는 자사 제주사업소가 수출용 과일소주를 생산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신세계 L&B는 지난해 3월 가동을 중단한 제주사업소(옛 제주소주 공장)를 재가동해 과일소주 제품을 생산한다. 업계에서는 한때 ‘정용진 소주’로 각광받던 제주소주 사업의 재시동이란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2016년 제주소주를 인수했으나 적자가 이어지며 지난해 사업을 접었다.
신제품은 동남아 주류 유통기업과 손잡은 수출 전용 상품이다. 현지 소비자 조사를 바탕으로 기획한 알코올 도수 12%의 저도주로 이달 말 혹은 다음달 생산 예정이다. 과일향의 달콤한 맛이 특징이며 베트남, 싱가포르,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 수출될 예정이다.
신세계 L&B는 수출용 과일소주 생산 이유에 대해 "한국드라마와 K팝 등 한류 영향으로 해외에서 과일소주를 찾는 외국인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라며 "국내 출시에 대해서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관세청 통관자료에 따르면 과일소주의 해외 수출액은 2017년 195억원에서 2021년 993억원으로 급증했다. 특히 동남아 국가에서의 인기가 뜨겁다. 필리핀,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 주요 9개국의 지난 5년간 한국 과일소주 연평균 수입 증가율은 91%로 그 밖의 수입국가 연평균 증가율(27%)을 크게 웃돈다. 해당 시장 1위 하이트진로는 과일 리큐르 '에이슬시리즈'로 지난해 동남아와 중화권에서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가수 아이유를 광고모델로 기용한 '참이슬'과 과일 리큐르로 지난해 수출 신기록을 썼다.
신세계 L&B는 지난 3월 알코올 도수 4.5도의 발표주 '레츠 프레시 투데이(레츠)'를 선보였다. 발포주 시장 진출에 이어 한 달여 만에 과일 소주를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며 종합주류기업을 향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와인 시장 1위 기업으로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족 증가와 함께 지난해 2000억원(1999억5600만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사업 확장을 도모하는 모양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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