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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스타트업 붐'이다. 3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타트업이 유치한 투자 금액은 11조5733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올해도 투자 열기가 심상치 않다. 올해 1분기 1000억원 이상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이 벌써 10곳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올해 스타트업 투자금액 규모가 지난해를 뛰어넘어 역대 최고일 것으로 보고있다.
업계가 전례 없는 활황을 보이는 가운데 1세대 액셀러레이터(AC) 스파크랩의 김유진·김호민·이한주 공동대표를 지난 21일 만났다. 서울 코엑스의 한 스튜디오에서 '스파크랩 18기 온라인 데모데이(사업 모델 발표회)' 촬영을 마친 이들은 오히려 "창업에 대한 '장밋빛 환상'을 경계하라"고 입을 모았다.
유행 따라 창업하는 분위기는 '위험
스파크랩 공동대표들은 예비창업자를 위한 애정 어린 조언과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청년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유행성 창업'에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서울캠퍼스타운 소속 창업기업은 총 1099곳으로 지난해 말 646곳에 비해 400곳 넘게 늘어나기도 했다. 대학가에서 경쟁적으로 창업 기업을 유치하는 분위기에 따른 것이다.스파크랩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서 가르치는 것 중 하나는 예비창업자들이 '실패가 기본값'임을 받아들이도록 하는 일이다. 김호민 공동대표는 "스타트업 100개 중 70개는 3년 안에 망하고, 그중 20개는 좀비기업처럼 겨우 연명하고, 10대 중 3개 만 제대로 성장한다"고 예비창업자들에게 말한다. 대부분이 망하고 성공은 극히 어렵다는 말이다. 김 대표는 "그렇기 때문에 보통의 사명감 없이 스타트업해선 안 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세상에는 공무원, 변호사, 회계사 등 다양한 사람이 필요하다"며 "모두가 창업가가 될 필요도 없고 모든 사업이 빠른 성장을 요구하는 벤처 사업에 들어맞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무조건적인 창업이 당연히 답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대학생 창업에 대해서도 "학도병에게 실제 전쟁 나가서 총 들고 싸우라는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김유진 공동대표는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려 있지만 반대급부로 (별다른 것 없이) '스타트업 한번 해 봐'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물론 대부분이 실패하는 게 당연하고 이런 실패를 통해 경험을 얻을 수 있지만 (창업 실패가) 트렌드화 되는 것은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일반적인 성공 방식은 없지만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있다"며 "위워크 가기, 워라밸 찾기"를 꼽았다. 말 그대로 공유 오피스를 다니면 안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공유오피스에서 일보다 겉멋과 네트워킹(사교)에만 치중하는 이들이 많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본질보다 '겉멋'에 빠지지 말라는 취지다.
청년 창업자들이 "자신이 진심으로 해결하고 싶은 문제에 몰입해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이들은 "대학생들이 예쁜 여자 있나, 잘생긴 남자 어디 없나 찾던 게 페이스북의 시초"라며 "대학생이 50대는 풀 수 없는 대학생 문제를 푼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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