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 럭스 오션 SK뷰’(1114가구)는 이날 16가구에 대한 2차 무순위 청약을 접수했다. 흔히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은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100% 추첨으로 당첨자를 가리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 2월 분양한 이 아파트는 지난달 미계약분 129가구에 대한 1차 무순위 청약을 받았지만 분양 마감에 실패했다. 금리 인상 등 여파로 수도권 집값이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고분양가 논란까지 일면서 수요자들로부터 외면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 아파트는 분양가가 모두 9억원을 넘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보증하는 중도금 집단대출을 받을 수 없다. 당장 수억원의 여윳돈이 없으면 청약에 도전하기가 어렵다.
작년 11월 분양한 송도동 ‘송도자이 더 스타’(1533가구)도 청약에 당첨된 사람들이 대거 계약을 포기해 530가구가 미계약분으로 남았고, 지난 2월 추가 모집을 한 끝에 분양을 마감했다. 이 아파트 역시 모든 가구의 분양가가 9억원을 웃돌았다.
반면 현 정부 출범 초기만 해도 미분양으로 몸살을 앓았던 검단신도시는 최근 청약 시장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달 당첨자가 발표된 인천 서구 불로동 ‘힐스테이트 검단 웰카운티’는 1순위 575가구 모집에 4만6070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80.1 대 1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99㎡A는 당첨 커트라인이 4인 가구가 받을 수 있는 최고점인 69점에 달할 정도로 청약 열기가 높았다. 지난달 분양한 불로동 ‘제일풍경채 검단 2차’도 평균 30.3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됐다.
업계에선 검단 아파트들의 청약 흥행 이유로 낮은 분양가를 꼽는다. 검단신도시는 공공택지여서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다. 힐스테이트 검단 웰카운티 전용 99㎡의 분양가는 최고 5억3800만원으로, 인근 신축 아파트인 당하동 ‘검단신도시 디에트르 더 펠리체’ 전용 108㎡의 지난달 실거래가(7억9950만원)보다 2억6000만원가량 낮다. 한 건설사 분양 담당자는 “주택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수도권에서도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높거나 대출이 쉽지 않은 아파트는 완판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고 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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