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 완판 행진, 송도는 미분양…인천 '분양 성적표' 희비 엇갈려

입력 2022-05-03 17:15   수정 2022-05-04 00:27

올해 인천 아파트 분양시장을 이끄는 검단신도시와 송도국제도시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저렴한 검단 아파트는 ‘완판’ 행진을 이어가는 반면, 송도 아파트는 고분양가 논란 등으로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3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 럭스 오션 SK뷰’(1114가구)는 이날 16가구에 대한 2차 무순위 청약을 접수했다. 흔히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은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100% 추첨으로 당첨자를 가리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 2월 분양한 이 아파트는 지난달 미계약분 129가구에 대한 1차 무순위 청약을 받았지만 분양 마감에 실패했다. 금리 인상 등 여파로 수도권 집값이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고분양가 논란까지 일면서 수요자들로부터 외면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 아파트는 분양가가 모두 9억원을 넘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보증하는 중도금 집단대출을 받을 수 없다. 당장 수억원의 여윳돈이 없으면 청약에 도전하기가 어렵다.

작년 11월 분양한 송도동 ‘송도자이 더 스타’(1533가구)도 청약에 당첨된 사람들이 대거 계약을 포기해 530가구가 미계약분으로 남았고, 지난 2월 추가 모집을 한 끝에 분양을 마감했다. 이 아파트 역시 모든 가구의 분양가가 9억원을 웃돌았다.

반면 현 정부 출범 초기만 해도 미분양으로 몸살을 앓았던 검단신도시는 최근 청약 시장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달 당첨자가 발표된 인천 서구 불로동 ‘힐스테이트 검단 웰카운티’는 1순위 575가구 모집에 4만6070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80.1 대 1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99㎡A는 당첨 커트라인이 4인 가구가 받을 수 있는 최고점인 69점에 달할 정도로 청약 열기가 높았다. 지난달 분양한 불로동 ‘제일풍경채 검단 2차’도 평균 30.3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됐다.

업계에선 검단 아파트들의 청약 흥행 이유로 낮은 분양가를 꼽는다. 검단신도시는 공공택지여서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다. 힐스테이트 검단 웰카운티 전용 99㎡의 분양가는 최고 5억3800만원으로, 인근 신축 아파트인 당하동 ‘검단신도시 디에트르 더 펠리체’ 전용 108㎡의 지난달 실거래가(7억9950만원)보다 2억6000만원가량 낮다. 한 건설사 분양 담당자는 “주택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수도권에서도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높거나 대출이 쉽지 않은 아파트는 완판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고 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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