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북항 재개발 사업지 중 일부를 개방한다. 1876년 부산항 개항 이후 146년 만에 시민에게 문을 여는 것이다. 시는 ‘2030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를 위해 북항에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146년 만에 빗장 푼 북항
시는 부산항 북항 1단계 재개발 사업지의 공공시설을 4일 개방한다고 3일 밝혔다. 북항 1단계 재개발은 2006년 부산신항이 개장하면서 유휴화한 북항을 시민에게 친수공간으로 제공하고자 2008년부터 시작했다. 전체 면적 153만㎡ 공간에 약 2조40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하는 국내 1호 대규모 항만 재개발사업이다. 시는 북항 일대 원도심 통합 개발과 연계한 폭 60m 규모의 보행 데크와 축구장 면적의 약 17배 규모 근린공원, 바다와 연결되는 1.3㎞ 길이의 경관 수로를 개방한다. 또 랜드마크 부지에 국내 최대 규모인 8만9000㎡ 면적의 도심 야생화 단지를 조성할 방침이다.부산항은 1876년 조선과 일본의 ‘조일수호조규’를 통해 개항했다. 이후 1902년 북항과 남항 일대 매립이 꾸준히 이뤄졌으며, 서울과의 철도 연결 출발지가 되기도 했다. 6·25전쟁 발발 이후 부산항 일대에 사람과 물류가 몰리면서 급격히 성장했다. 1980년대 이후 부산항 재래식 부두는 컨테이너 부두로 전환하며 산업 발전의 밑거름이 됐다. 1876년 개항 이후 북항에 대한 시민 접근은 차단됐다.
시는 2006년 부산 강서구 일대 부산신항을 개항한 뒤 2008년 북항 재개발사업을 추진했다. 1단계 사업은 친수·항만 시설과 상업·업무 시설을 마련하는 것이다. 2015년 국제여객터미널을 건립했으며, 경관 수로와 공원 조성 사업이 마무리됐다. 1단계 사업의 목표는 국제 관문 기능 역할과 함께 친수공간 중심의 해양관광 거점을 조성하는 것이다.
2030 세계박람회 유치 거점
부산시는 앞으로 2030 세계박람회 유치를 목표로 2단계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시는 올해부터 2030년까지 북항 재개발 사업지 범위를 자성대 부두와 동구 좌천동 일대로 넓혔다. 수역을 포함한 228만㎡ 규모의 사업 대상지에 4조4008억원을 투입해 주거·상업·업무 공간을 조성한다. 2단계 사업은 국제교류, 금융 등 비즈니스 중심 공간이 될 전망이다. 연구개발 등 신해양산업 육성을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올해 사업계획을 세운 뒤 2024년 사업에 착수할 방침이다.시는 글로벌 지식재산(IP) 레저 클러스터를 북항 일대에 유치하는 한편 북항 앞 해상에 기후 온난화에 대비한 해상도시 사업을 구상 중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2030 부산 세계박람회 개최 예정지인 북항 2단계 재개발도 BIE(국제박람회기구) 현장 실사 전 예비타당성 조사를 완료해 박람회 유치에 총력을 다하겠다”며 “북항이 부산의 미래를 제시하는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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