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오는 6·1 제주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국민의힘 출신 인사를 공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출마선언을 한 민주당 소속 후보들은 “국민의힘 후보로 네 번씩이나 출마한 인사를 민주당 지역구에 꽂아 넣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날 전략공천위원회를 열어 제주을 보궐선거에 당 외부 인사를 공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전략공천위가 공천을 검토한 인사는 부상일 변호사로 알려졌다. 부 변호사는 1971년생으로 제주제일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와 1999년 사법시험(41회)에 합격했다. 이후 제주지검 등에서 검사로 근무한 뒤 2009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부 변호사는 2008년 18대 총선에 한나라당 후보로 제주을에 처음 출마했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도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 의사를 밝혔다가 도중 사퇴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후보로 제주을에 출마했다가 오영훈 당시 민주당 후보(현 민주당 제주지사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도 미래통합당 후보로 나섰으나 역시 오 후보에 패배했다.
부 변호사는 현재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9일 출마를 선언하면서 “만약 국민의힘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면 무소속으로라도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3회 이상 낙선자에 대해선 공천을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한 인사는 “국민의힘 소속인 부 변호사를 영입하면 제주을은 물론 제주지사 선거에도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며 “국민의힘 공천에서 부 변호사가 배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영입을 시도해 볼 만 하다”고 설명했다.
제주을 보궐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다른 후보들은 반발하고 있다. 현재까지 제주을에는 김한규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현근택 이재명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 등 7명의 후보가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했다.
한 후보 측 인사는 “국민의힘 후보로 네 번씩이나 출마한 인사를 민주당 지역구에 꽂아 넣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지난달 전략공천위가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와 박주민 의원을 서울시장 후보 공천에서 배제시킨 일이 되풀이되는 격”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4일 회의에서 전략공천위가 보고한 제주을 공천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전략공천위가 제주을 공천과 관련해 어떤 쪽으로 결론을 내 비대위에 보고했는지는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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