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현재 여론조사 안믿어…최소 15%p 격차로 이길 것"

입력 2022-05-04 11:13   수정 2022-05-04 11:51


김진태 국민의힘 강원지사 후보(사진)는 이번 6·1 지방선거 무대에 오르기까지 험난한 길을 걸었다. 한때 박근혜 정부에서 친박도 아닌 ‘진박(眞朴)’으로 불리며 재선까지 성공했던 그. 하지만 국정농단 사태 이후 진박 이미지는 되려 독이 됐고, 2020년 총선에서 낙선했다.

그렇게 ‘정치 야인(野人)’으로 보낸 세월만 2년. 이번 지방선거 후보 선정 과정에서는 당초 ‘컷오프’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후 그는 단식농성까지 벌인 끝에 경선 기회를 얻었고 가까스로 강원지사 후보에 올랐다.

정치인으로서 처음 지방선거에 뛰어든 김 후보는 4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이번 도지사 자리는 반드시 뺏어 와야 한다”며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강원지사 후보를) 15%포인트 격차로 이길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강원도를 위한 일이면 정치적 색채를 끼지 않고 접근하겠다”며 행정가로서 ‘강성 정치인’ 이미지는 내려놓겠다는 말도 했다.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이광재 후보보다 지지율이 5~8%포인트 더 높게 나오고 있습니다.
“저는 그 여론조사 안 믿습니다. 이기고 있지만 안 믿어요. 더 나와야 합니다. 지금 강원도는 (선거를 위한) 전열을 갖추기 전입니다. 춘천, 원주, 강릉시장 공천 과정에서 선두를 달리는 후보가 모두 컷오프 됐습니다. 이들 후보가 결정되고 전열이 갖춰지면 (지지율은) 그 이상 차이가 날 겁니다.”

▷다음 총선에 출마할 것이란 기대가 많았던 만큼 도지사 출마를 의외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도지사부터 뺏어 와야 합니다. 강원도 지역 국회의원들이 도지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인식하지 못하고 자기 일만 하다 보니까 도지사를 4연패를 했습니다. 12년 동안 4연패를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겠습니까. ‘이거(강원지사)를 이번에 꼭 가지고 와야 하는데, (당내에서) 나서는 사람이 없겠구나’라고 생각해서 출마하게 됐습니다. 사실 지난번에 컷오프된 게 충격이었습니다. 도대체 왜 컷오프가 됐고 어떻게 또 다시 번복됐는지 실감이 안납니다.”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지역 현안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현안 많은데, ‘오색케이블카’부터 빨리 설치하면 좋겠습니다. 유럽의 알프스에 가면 케이블카가 2900개가 된다고 합니다. 거기(유럽)는 그렇게 하고 있는데 우리는 설악산에 케이블카가 하나뿐입니다. (케이블카)하나 더 넣는 게 뭐가 이렇게 오래 걸립니까. 그래서 오색케이블 설치에다 (케이블카를) 하나 추가로 더 넣는 안을 공약으로 할 생각입니다.”


▷최문순 강원지사의 12년 간 도정 활동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우리는 ‘네네’ 지사라고 합니다. 누가 무슨 얘기를 해도 ‘네네’라고 하니까요. 근데 안 해야 할 것도 ‘네네’ 하니까 나중에 돌아온 (도정) 성적표는 정말 완전히 처참하다고 봅니다. 차이나타운이 제일 문제입니다.
차이나타운을 지방자치딘체 차원에서 유치하는 경우가 어딨습니까.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헐값 매각도 문제입니다. 전 세계에서 그보다 더 좋은 입지를 가진 리조트는 없을 겁니다. 다만 힘들게 레고랜드를 개장했기 때문에 미우나 고우나 그 아이를 잘 키울 수밖에 없습니다.”

▷상대 후보인 이광재 민주당 의원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이 의원님 때문에 보궐 선거를 세 번씩이나 했습니다. 선거에서 뽑아줬는데 조금 하다가 딴 거 하고, 딴 거 하고, 딴 거 하고 세 번째입니다. TV 토론 준비하면서 이광재 후보가 전에 했던 공약 들여다보려고 하는데, 아무리 좋은 공약이 있어도 그걸 지킬 시간 자체가 부족했을 것 같습니다. (직을) 끝까지 한 적이 없으니까요”

▷이광재 후보는 강원평화특별자치도안을 내걸었는데, 이에 맞설만한 지역발전 비전은 무엇입니까.
“강원특별자치도가 첫 번째 공약입니다. 평화라는 말을 안 썼을 뿐입니다. 그동안 많은 희생과 양보가 있었습니다. 강원도는 공기도 깨끗하고 물도 상수원 구역이니까 개발하면 안 된다는 논리입니다. 그것이 강원도민들에게는 그게 희망 고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강원도민들은 지금도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4차 산업혁명, 메타버스 시대 아닙니까. 큰 기업을 유치에서 신산업으로 강원도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은 원주에 유치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춘천은 데이터 수도 빅데이터, 데이터 센터를 많이 유치해서 ‘데이터 수도’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수도권과의 접근성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보입니다.
“맞습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유치 공약을 내걸었더니 ‘그게 잘 되겠어’ 이렇게 말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지금 반도체 공장이 청주까지 있던데 충청도에도 되는 것이 왜 강원도에 안 되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의원으로서 김진태와 도지사로서 김진태는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차이가 많이 있습니다. 지금도 인사하러 다니면, 도지사는 뭐 하러 나오느냐 그냥 국회를 지켜야지 이러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고마운 말씀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2년을 야인으로 있었는데, 국회를 지키기 위해서 조금 더 야인으로 있어달라는 이야기잖아요.
(강원지사는) 정치인이 아니라 행정가를 뽑는 것이기 때문에 진영 논리를 갖고 접근하면 안될 것 같습니다. 강원도를 위한 일이라면 되도록 정치적 색채를 끼지 않고 접근할 생각입니다."

▷선거에서 남은 변수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현재 여론조사 믿지 않습니다. 차이가 더 나야 되는데 지금 아직 반영이 덜 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각종 지표에서 새 정부에 대한 기대 심리가 그렇지 않은 것에 비해 강원도는 15%포인트 더 높습니다. 결국 그런 열망을 담아내면 15%포인트 격차까지 이겨야 된다는 답이 나옵니다. 앞으로 새 정부가 출범하면, 컨벤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광재 후보가 말을 잘한다고 하는데, 토론에서 밀리지 않게 준비할 계획입니다.”

양길성/노경목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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