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지난 2월 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유럽의 고용시장이 침체된 것으로 조사됐다.
4일 블룸버그통신은 구직 정보 사이트 인디드 자료를 인용해 두 달여간(2월 24일~4월 22일) 유럽 21개국 내 구인광고 수의 증가세가 둔화됐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터지기 전 전망됐던 구인광고 증가 규모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러시아 무역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과 제조업 등 에너지 집약 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디드는 "높은 인플레이션이 소비자 지출에 계속 영향을 미칠 경우 다른 부문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용시장이 불안정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유럽의 기준금리 인상이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높이면 실업자 늘어나고 경기가 침체될 수 있다는 우려다. 블룸버그통신은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소비력을 해치고 있지만 금리를 과도하게 올리는 것은 인상 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이자벨 슈나벨 유럽중앙은행(ECB) 이사는 지난 3일 독일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극도로 높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르면 7월 중 금리를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구인광고 게시물 수는 코로나19 사태 전 보다 45% 이상 높은 수준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덧붙였다. 인디드의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 연구원인 포엘 아드얀은 "이러한 추세는 전쟁이 무역 등을 통해 경제 전망을 악화시켰다는 가설과 일치한다"며 "희망적인 것은 게시물이 여전히 역사적 수준에 비해 높고 노동시장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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