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했다가 직위 해제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노동조합 간부가 불복 소송을 내 승소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이상훈)는 한수원노조 새울1발전소 지부장 강 모 씨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직위해제 취소 청구 소송을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새울1발전소 발전운영부 과장으로 일하던 강씨는 2019년 12월부터 2020년 2월까지 SNS에 게시글과 기자회견, 언론 인터뷰를 통해 탈원전 정책을 비판했다.
강씨는 “망국적 탈원전 정책의 앞잡이”, “전문성을 배제한 직원 강제 이동을 통해 원전 안전을 흥정해 국민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내용으로 정재훈 한수원 사장을 비판하기도 했다.
정 사장은 2018년 취임한 이후 탈원전 정책 추진에 앞장서 온 인물로 평가받는다. 현재 월성 1호기 원전의 경제성이 없는 것처럼 평가 결과를 조작하는 데 관여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이에 강씨는 2020년 2월 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 사장이 경제성 평가 결과를 조작해 월성1호기를 조기 폐쇄했다”며 “이를 공익제보하자 징계하고 부당한 업무지시로 감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한수원은 강씨가 회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2020년 2월 27일 직위 해제했다. 강씨는 한수원 조치에 불복해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해 1월 행정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강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강씨의 발언은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원자력 발전설비 운영의 안전성을 제고할 방안의 모색이 필요하다는 공익적 맥락에서 비롯한 것”이라며 “회사의 명예를 크게 훼손한 경우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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