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로켓배송’이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새롭게 들어선 신도시 지역에서 필수 인프라로 떠오르고 있다. 주부들 사이에서 로켓배송 서비스가 이뤄지는 지역을 지칭하는 ‘쿠세권(쿠팡+역세권)’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4일 쿠팡에 따르면 지난해 쿠팡의 로켓배송 주문량이 가장 많았던 지역은 인천 청라동이었다. 뒤를 이어 경기 남양주 다산동과 경남 양산 물금읍이 ‘톱3’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최근 들어 새롭게 주거 단지가 조성된 신도시다.
입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도시에서 로켓배송 주문량이 특히 많은 이유는 쿠팡이 사실상 주거에 꼭 필요한 인프라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유통업계의 시각이다. 신도시 중에는 도시 조성이 완전히 마무리되기 전에 입주가 시작되는 곳이 많다. 이에 따라 입주 초기 인구밀도에 비해 소비·편의시설이 매우 부족한 게 문제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로켓배송이 등장한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굳이 오프라인 대형마트를 찾지 않아도 생활필수품을 구입하는 데 문제가 없기 때문에 생활이 한층 편리해졌다”는 게 신도시 주민들의 의견이다.
스마트폰에 친숙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중시하는 30대 젊은이들의 비중이 높은 점도 신도시에서 로켓배송이 인기를 끄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양산 물금읍 주민의 평균 나이는 38.2세로 양산시 내 행정동 가운데 유일하게 30대다. 남양주 다산1동과 다산2동 역시 38.1세, 39.0세로 남양주시에서 가장 젊은 구에 속한다.
신도시 특성상 주거지와 근무지가 멀어 출퇴근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도 로켓배송 수요가 늘어난 배경이다. 장거리 출퇴근으로 인해 평일 쇼핑 시간이 부족한 이들이 로켓배송으로 필수 소비재를 구매한다.
양승훈 경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쿠팡 로켓배송이 지역 신도시의 소비 인프라 역할을 해 지역 균형 발전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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