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심야 택시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야간 시간대 택시 3000대를 추가 공급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각종 모임이 늘면서 택시 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충격으로 지난 2년간 감소한 법인택시 운행 규모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시는 지난달 개인택시 부제 해제에 이어 심야 전용택시 공급을 확대해 늦은 밤 택시 부족 사태에 대응할 방침이다.
이런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심야 전용택시 2700여 대와 법인택시 300대를 늘리기로 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 우선 심야 전용택시의 운행 시작 시간을 오후 9시에서 오후 5시로 4시간 앞당긴다. 운영시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택시 수익구조를 개선해 개인택시의 심야 전용택시 전환을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개인택시의 심야 전용택시 조 변경 신청을 상시 허용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조합을 통해 한 달에 한 번만 신청받았다. 심야 전용택시의 일요일 운행도 새로 허용하기로 했다. 이번 대책으로 심야 전용택시 기사들의 수입은 하루평균 8만원, 월수입은 150만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시는 추산하고 있다.
시는 또 주야간 2교대로 근무하는 법인택시 기사 중 주간에 운행하는 기사 300명을 야간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달 9일부터는 홍대입구·강남역·종로 등 3개 지역에 임시 승차대를 매일 운영할 계획이다. 택시 기사가 임시 승차대에서 승객을 태우면 조합 측에서 인센티브를 주기 때문에 해당 지역의 택시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백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심야 택시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개인택시 부제 해제에 더해 심야 전용택시 활성화까지 즉시 시행 가능한 모든 방안을 마련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모니터링을 통해 시민 불편 사항을 면밀히 파악하고 승차난 해소를 위한 지속적인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택시업계는 일단 시가 내놓은 이번 대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현업을 떠난 택시 기사들의 복귀를 유인하기 위해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승객이 줄면서 수익이 악화하자 택시 기사들은 운전대를 놓고 배달·택배업계로 떠났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서울 택시 운전자 수는 지난 2월 6만9871명으로 2019년 2월(8만161명)에 비해 12.8% 감소했다.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승차난 해소를 위해선 현재 밤 12시부터인 할증 시간을 오후 9시로 당기고 할증률을 높여 기사들이 야간 운행을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