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시기와 속도를 저울질하던 Fed가 인플레이션과의 정면 대결을 결행한 것이자, 세계 경제의 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이번 빅스텝은 Fed 위원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인플레이션의 심각성에 대한 미국 내 공감대가 그만큼 크다는 의미일 것이다. 연초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올해 후반기’라고 언급한 양적긴축 돌입 시기가 6월로 앞당겨진 점도 자금 회수에 대한 Fed의 의지와 다급함을 잘 보여준다.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Fed의 과감한 긴축 행보는 언제나 세계 경제에 충격을 줬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 Fed 발표 이후 다행히 미 증시는 3%가량 급반등했다. 하지만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단기적 기대에 따른 ‘안도 랠리’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불가피하고 힘겨운 과정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파월은 “경기가 연착륙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지만, 역사는 다른 결과를 보여준다.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단행한 과거 두 번의 통화긴축은 모두 미국과 세계 경제에 상당한 충격파를 몰고 왔다. 1979~1981년에는 더블딥과 남미 부채위기를 불렀고, 2004~2006년에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어졌다.
정권교체기인 지금 한국 경제는 매우 취약하다. 버팀목인 수출이 두 달 연속 무역적자로 추락했고, 원화가치도 4월 한 달 내내 급락했다.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등 간판기업들이 경쟁력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고 ‘영끌족’이 가세한 세계 최고 수준의 가계부채도 가히 시한폭탄이다. 문재인 정부가 5년 내내 퍼주기로 치달아 ‘최후의 안전판’이어야 할 재정 건전성마저 크게 훼손됐다. 연착륙에 대한 막연한 기대보다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시급하다. 코로나 핑계로 미뤄온 구조조정과 규제 완화를 통한 경제 체질 강화가 새 정부의 첫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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