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경우에는 긴장의 원인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긴장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지금 느끼는 긴장감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같은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는 겁니다. 저의 경우 중학교 때 내내 공부하지 않다가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겨울방학부터 열심히 공부해 고등학교 첫 시험에서 덜컥 1등을 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 결과 공부에 욕심이 생겼고, 동시에 스스로를 압박하기 시작했습니다. 성적을 유지하고 싶다는 생각에 전보다 무리해서 공부하기도 하고, 시험을 망치는 데 대한 두려움이 생겨버린 것이죠. 이런 생각은 시험날까지 이어져 과도한 긴장감을 낳았습니다.
처음에는 스스로 ‘공부량’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더 많은 문제집을 풀고 더 오랜 시간을 투자했지만, 이는 더 많은 기대감과 욕심으로 이어져 오히려 더 큰 긴장을 불러왔습니다. 당시 좁은 시야를 가지고 앞만 보며 달리던 탓에 해답을 찾아내지 못했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제게 부족했던 건 실전연습이었습니다. 시험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 시간제한을 두고 모의시험을 치러본 적이 없었던 것입니다.
어떤 문제와 직면했을 때 생각해둔 대비책이 없다면 사람은 더 긴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령 예상치 못하게 제한시간에 쫓기면 시간 안에 문제를 다 풀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초조해하며 어쩔 줄 몰라 평정심이 무너지기도 합니다. 이는 말 그대로 ‘어쩔 줄 모르는 상태’입니다. 철저한 모의시험 연습으로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며 문제를 푸는 자신만의 방식을 익히고, 혹여나 시간이 부족할 경우를 대비해 플랜B와 플랜C를 세워둔다면 촉박한 상황에서도 크게 당황하지 않고 긴장을 덜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학 시험을 대비할 때 제한시간을 정해두고 전년도 문제로 모의시험을 치러보며 자신이 대체로 실수하거나 막히는 부분은 어디인지, 시간을 잡아먹는 복잡한 계산 문제는 주로 몇 번에 나오는지, 객관식과 주관식 중 어느 것을 먼저 푸는 게 고득점으로 이어지는지, 시간이 부족할 때 어느 것을 포기하고 어느 것에 집중할지 등의 로직을 짜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긴장을 아예 안 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자신만의 대비책을 마련해 어떤 상황이 와도 대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임한다면 분명 도움이 될 것입니다.
김찬영 고려대 바이오의공학부 19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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