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장 대한지방행정공제회 최고투자책임자(CIO·사진)는 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금리 급등으로 인한 주식·채권 등 자산시장의 깊은 조정이 좋은 투자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상장 주식과 실물 부동산에 대해 ‘지금부터는 위험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한다”고 했다.
올해 2월 행정공제회 사업이사로 취임한 허 CIO는 자산운용 분야에서만 30년 넘게 몸담아왔다. 서울대에서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받은 그는 1989년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에서 주식운용 업무를 시작했다. 이후 삼성생명, 삼성투신운용(현 삼성자산운용), 푸르덴셜자산운용(현 한화자산운용) 등을 거치며 자산운용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2013~2020년 DB손해보험 투자사업본부에서 근무하며 채권과 대체투자시장 전문가로 발을 넓혔다.
그는 국내외 자산시장에 대해 “작년까지 과열돼 있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올해 조정 국면이 더 깊어질 수도 있다”며 “장기적으로 유망한 섹터나 테마를 찾아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20년 팬데믹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진입했던 펀드가 뛰어난 성과를 낸 사실을 되짚어보며 투자 기회를 모색해야 할 때라고 했다.
행정공제회는 30만 명을 웃도는 지방공무원의 생활안정과 노후자금 재원으로 쓰일 약 19조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전체의 70% 정도는 대체투자 자산으로 굴리고 있다. 국내 실물 부동산, 사모주식(private equity), 사모신용(private credit) 등이 대표적이다. 사모신용은 부동산 및 인프라 등 다양한 기초자산을 구조화한 고정수익 상품과 인수금융, 기업 대출 같은 채권형 상품을 포괄한다.
허 CIO는 대체투자 자산 운용 계획과 관련, “자산가치 변동성을 낮추기 위해 인컴게인(income gain: 배당, 이자 등)형 자산 비중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말 인컴게인형 자산은 60% 정도를 차지했는데, 이를 70% 안팎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란 설명이다. 그는 “그래야 주식시장에 충격이 온 상황에서도 적정 수준의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최근 사모주식 부문 투자 성과와 관련해선 “투자 진입 시기가 (팬데믹 이전으로) 빨랐던 자산이나 국내 프라임급(최우량) 오피스빌딩의 지분 투자 등은 상당히 성과가 좋은 상황”이라고 했다. 하지만 “최근 금리 급등으로 환경이 바뀐 만큼 이제는 공격적으로 들어갈 타이밍은 아니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다만 “인컴게인형 자산의 수익성 제약을 보완하는 역할로 바이오테크와 헬스케어 같은 섹터 펀드를 추가해 포트폴리오의 다양성을 높여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태호/김채연 기자
사진=이솔 한경디지털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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