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공원 평화의문에 그린 '사신도'가 34년째 멀쩡한 이유

입력 2022-05-08 11:04   수정 2022-05-08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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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입구에 있는 '올림픽 세계평화의 문(사진)'은 서울 올림픽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건축물로 꼽힌다. 한옥 처마를 추상화한 양쪽 지붕 아래에 고구려 고분 벽화의 사신도를 단청으로 그려 현대건축과 전통문화의 조화를 추구했다는 평가다. 이 사신도에는 국내 최초의 미술재료 전문회사 알파색채주식회사가 세계 여섯번째로 개발한 '알파 아크릭칼라'가 쓰였다. 사신도의 색채가 30여 년이 지나도록 온전히 유지된 비결이다.

1962년 설립 이후 한국 미술재료 산업을 이끌어온 알파색채주식회사가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이 회사는 국내 최초의 전문가용 미술재료 제조회사로 지난 50년 동안 한국미술협회의 유일한 전문가용 미술재료 추천회사로 자리를 지켜왔다.

알파색채주식회사는 1965년 유화 물감을 국산화한 데 이어 동양화 물감, 전문가용 포스터칼라, 전문가용 수채화 물감을 연이어 개발했다. 1970년에는 세계에서 여섯번째로 제3의 물감으로 불리는 알파 아크릭칼라 개발에 성공하는 등 세계 40여 나라에 국산 미술재료를 수출하는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회사는 세계평화의 문 제작 과정에 참여해 사신도의 채색에 쓰인 알파 아크릭칼라를 제공했다. 당시 정부와 20년간 사신도의 변색이 없을 것이란 약속도 했다. 이 그림은 세계평화의 문 준공 34년째인 오늘까지 변색과 퇴색 없이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알파색채주식회사의 뛰어난 미술재료 기술력과 품질을 국내외에 증명하는 대표 사례"라고 설명했다.

알파색채주식회사는 오는 10일 서울 부암동 AW컨벤션에서 창립 60주년 행사를 열 계획이다. 이날 행사는 미술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창업주인 고 전영탁 회장과 전 회장의 처 남궁요숙 명예회장에 이어 장남 전창림 회장과 차남 전규림 대표이사 체제로 제2창업을 선언하는 자리로 마련된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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