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이라면 아파트를 샀을 돈이 현재는 전셋값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집값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3억4041만원으로 집계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인 2017년 4월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 3억2008만원보다 2000만원 높은 금액이다.
2017년 4월 전국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2억3813만원이었다. 5년 새 1억228만원 올랐다. 지난달 전국 평균 아파트값은 5년 전에 비해 2억4037만원 오른 5억6045만원으로 조사됐다.
주거비 폭등 현상은 수도권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4억6759만원으로, 5년 전 수도권 평균 아파트값 4억838만원을 추월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전이라면 약 4억원에 수도권 아파트를 장만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같은 돈으로 전셋집 구하기도 어려워진 것이다. 지난달 수도권 평균 아파트값은 8억735만원으로 약 2배 뛰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은 6억215만원에서 12억7722만원으로 급등했다. 한강 이북 14개 구는 4억5650만원에서 10억1128만원으로, 한강 이남 11개 구는 7억2616만원에서 15억2548만원으로 올랐다. 강북 지역은 고가주택 기준선인 9억원을, 강남 지역은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되는 15억원을 돌파한 것이다. 현재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강북 지역이 5억5846만원, 강남 지역이 7억8307만원으로 5년 전 해당 지역의 평균 매매가보다 높아졌다.
이 기간 경기도 평균 아파트값 역시 3억2189만원에서 6억2275만원으로 상승했고 인천도 2억5957만원에서 4억6610만원으로 뛰었다. 지난달 기준 경기와 인천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각각 3억9070만원, 3억120만원으로 나타나 현 정부 출범 직전의 평균 매매가를 웃돌았다.
KB시세 기준으로 2017년 4월 대비 지난달 아파트값은 전국적으로 평균 38.07% 올랐다. 권역별로는 수도권 상승률이 56.4%로 나타나 대전·대구·울산·부산·광주 등 5대 광역시(27.48%)와 기타지방(10.99%)보다 높았다. 수도권 내 상승률은 서울 61.21%, 경기 54.66%, 인천 47.06% 순이었다.
기초단체별로 전국에서 평균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서울 노원구(78.23%)였고 경기에서는 성남시 분당구(77.78%)가, 인천에서는 송도신도시가 있는 연수구(67.72%)가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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