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조치로 펜션 예약률이 늘어나는 가운데 한 펜션 주인이 고민을 토로했다.
9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정신 나간 손님들'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12년째 펜션을 운영 중이라고 밝힌 A 씨는 "펜션 운영을 꿈꾸신다면 꼭 봐야 한다"면서 최근 단체 손님이 다녀간 방 사진을 공개했다.
A 씨가 공개한 사진에는 쓰레기와 먹다 남은 음식물들이 어질러져 있는 모습이다. 특히 거실 작은 탁자 위에는 조리된 라면과 김치가 그대로 놓여 있었으며 이불과 쓰레기가 뒤섞인 채 지저분한 모습이 사진에 담겼다.
이에 A 씨는 "(손님이) 퇴실하면서 이 꼴로 해놓고 간 뒤 전화도 안 받는다"며 "전화해봤자 싸움밖에 안 되고 말도 안 통했을 것 같다. 파손한 물건은 없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퇴실할 때 본인들 물건은 다 챙기고 라이터 하나 놓고 갔다"라며 "숙박업은 침구까지 난장판 된다. 토해놓고 주방 집기 다 꺼내쓰고 설거지도 안 하고 갔다"며 분노했다.
그러면서 "정리 잘해놓고 가는 분들이 대다수지만 한 주에 꼭 한 팀씩 저렇게 원자폭탄을 투하하고 간다. 같이 일하신 분이 '7명이 아니라 17명 온 거 아니냐'고 물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 씨는 "깨끗한 청소를 바라는 것도 아니다. 이불은 어차피 다시 세탁하니까 안 개어놔도 된다"면서 "단지 쓰레기만 문밖에 꺼내놓고 설거지하면 되는데 그대로 몸만 빠져나간다. 설거지하기 싫으면 물에만 담가놔도 된다"고 당부했다.
또 "펜션업에서 난장판은 허다하게 발생한다"며 "제일 충격적이었던 건 침대에 배변을 보고 간 커플"이라고 토로했다.
끝으로 "왜 침대에 쌌는지 알 수 없으나, 이불을 바로 100L 종량제 봉투에 버렸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양심 저버렸다 도덕의식이 빵점이다", "분리수거는 기본 예의라고 생각한다", "설거지까지 하고 가는 게 맞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청소비를 따로 청구하거나, '펜션 청소 보증금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청소 보증금 제도'는 유료 서비스를 이용했거나, 객실 손상, 고의적 파손 등을 위한 금액을 사전에 받고 손님이 말없이 체크아웃했을 때를 대비해 미리 비용을 청구하는 것으로, 이후 문제가 없는 것이 확인되면 돈을 돌려주거나 신용카드로 결제한 경우 승인 취소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에어비앤비(Airbnb) 같은 숙박 앱을 보면 해외 숙박업소들은 숙박비와 별도로 청소비를 따로 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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