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4년간 1000억원 넘는 돈을 쏟아부은 결과 SFA는 디스플레이 업체라기보다 스마트팩토리 전문 업체로 이미지를 굳혔다. 9일 김 대표는 “디스플레이 장비업체에서 스마트팩토리 기업으로 변신해 사업 분야를 2차전지, 반도체, 유통 등으로 넓혔다”며 “올해는 세계에 ‘스마트팩토리=SFA’를 각인시키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마트팩토리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적용해 제조라인 스스로 최적의 의사결정을 통한 생산 효율 극대화를 추구하는 ‘고도로 지능화된 공장 자동화’를 말한다.
SFA는 1998년 말 옛 삼성항공 자동화사업부가 분사해 설립된 회사다. 옛 동양엘리베이터가 모태인 디와이홀딩스가 지분 40.98%를 보유한 최대 주주며 삼성디스플레이가 2대 주주(지분율 10.15%)다. 출범 23년 만인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5649억원, 영업이익 1889억원을 올렸다.
매출처를 다변화한 덕분에 견조한 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 전기차 및 유통부문 대기업의 투자가 잇따르면서 일감이 늘었다. 국내 주요 전기차 배터리 업체의 물류시스템 및 공정장비는 물론 이마트24, BGF(편의점 CU) 등의 물류센터 등에 이 회사 기술이 녹아 있다. 유통부문의 경우 바코드 없이 수천~수만 개 상품을 자동 분류하는 지능형 자동분류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업종별로 필요한 장비에 대한 전문지식(도메인 날리지)을 기반으로 제조 라인 전체를 턴키방식으로 자동화하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김 대표는 “소수의 특정 공정장비를 자동화하는 기업은 많지만, 공정장비 및 물류 라인 전체를 스마트화할 수 있는 기업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혁신에 힘입어 2016년 전체의 10%선에 그쳤던 비(非)디스플레이 분야 수주는 지난해 70% 수준까지 높아졌다. 2차전지 등 다변화된 전방산업에서 수주가 늘어난 영향으로 SFA는 올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던 2017년(매출 1조9024억원, 영업이익 2361억원)에 버금가는 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매출 1조8894억원, 영업이익 2224억원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김 대표는 “올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국내외 2차전지 및 유통 산업 부문을 통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며 “반도체 업황도 좋아 올해 수주액은 작년(8041억원) 수준을 크게 뛰어넘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