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여야가 ‘난타전’을 벌였다. 한 후보자가 최근 국회를 통과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대해 “국민 피해가 명확하다”고 말하자마자 더불어민주당 측의 사과 요구가 빗발쳤다. 국민의힘은 일부 민주당 의원의 청문회 참여 자격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맞섰다. 한 후보자는 민주당의 거친 공세에도 딸의 편법 스펙 쌓기 등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한 후보자는 본질의에서도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갖게 되면서 서민 범죄의 99%를 경찰이 수사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기소 여부 결정권도 몰아준 격이 될 것”이라며 “서민 관련 사건 처리가 드라마틱하게 지연돼 각자도생하는 시기가 오지 않을까 두렵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민주당은 한 후보자가 청문회 자료도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김영배 의원은 “도저히 검증이 불가능할 정도로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정기국회와 국정감사도 있기 때문에 지금만 모면하면 된다는 태도로 임한다면 더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모친의 탈세 및 아파트 편법 증여, 농지법 위반, 딸 스펙 쌓기 등 한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을 열거하며 관련 자료를 즉각 낼 것을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최강욱 민주당 의원의 청문회 참여 자격을 거론하며 반격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최 의원은 채널A 사건을 만들고 관련 가짜뉴스를 무차별로 유포해 피의자가 됐다”며 “인사청문회법상 ‘후보자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거나 공정을 기할 수 없는 사유’에 해당하고 한 후보자에게 원한을 가질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청문회에 참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 후보자의 딸은 미국에서 입시학원을 운영하는 이모의 두 딸 등 사촌들과 서로가 설립한 자원봉사 단체 활동에 참여하고, 돈을 주면 논문을 게재해주는 약탈 학술지에 다른 사람이 대신 써준 논문을 올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 후보자는 “봉사활동은 일회성이 아니라 3년 가까이 하고 있고, 논문으로 언급되는 글은 리포트 수준의 영문으로 입시에 쓴 적도 없다”고 답했다. 논문 대필 의혹과 관련해선 “딸이 온라인 튜터의 도움은 받았지만 대필했다고 보도된 (케냐의) 벤슨이란 사람과는 접촉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한 후보자는 모친으로부터 서울 신반포 청구아파트를 편법 증여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부친이 세금 범위 내에서 증여했고, 전세도 끼고 있어서 (매입에) 크게 부담되는 액수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과잉 수사했다는 비판에 대해선 “(조 전 장관은) 검찰이 조작했다는 음모론을 제기해 사실을 확인하려다 보니 압수수색 기간이 길어졌다”고 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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