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5년간 국격 높아져…무거운 짐 내려놓는다"

입력 2022-05-09 17:46   수정 2022-05-10 01:20


문재인 대통령이 9일 “국민과 함께 위기를 극복하고 선도국가로 도약해 대한민국의 국격과 자부심을 한 단계 더 높였다”고 지난 5년 임기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윤석열 정부를 향해서는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국민 통합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퇴임 연설을 통해 “대통령으로서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다”며 “이제 평범한 시민의 삶으로 돌아가 성공하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 5년은 연속되는 국가적 위기를 헤쳐온 시기였다”고 자평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위기 속에서 더욱 강해졌고, 더 큰 도약을 이뤘다. 국격이 높아졌고, 선진국이며 선도국가가 됐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성공’이란 단어를 아홉 차례 사용했다.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해서는 “평화올림픽으로 성공시켜 냈다”고 평가했고,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해서는 “위기를 극복해 내면서 문제 해결의 성공방식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공하는 대한민국 역사에 동행하게 된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한편으로 “촛불광장의 열망에 우리 정부가 얼마나 부응했는지 숙연한 마음이 된다”고도 말했다. 남북문제와 관련해서는 “우리의 의지만으로 넘기 힘든 장벽이 있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문 대통령은 “다음 정부에서도 성공하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계속 이어나가길 기대한다”며 “이전 정부들의 축적된 성과를 계승하고 발전시켜달라”고 당부했다. 윤석열 정부를 향해 문재인 정부의 토대 위에서 정책을 추진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또 “국민 통합의 길로 나아갈 때 대한민국은 진정한 성공의 길로 더욱 힘차게 전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윤석열 정부는 국민에게 절망과 박탈감만 안겨준 문재인 정부를 반면교사 삼겠다”고 응수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문 대통령 5년 동안 국민 분열은 역대 최악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국무회의 마지막은 권력자를 위한 ‘검수완박법’으로 끝을 냈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퇴임 연설에 앞서 국립서울현충원과 서울 효창공원 내 독립유공자 묘역을 차례로 참배했다. 연설이 끝난 뒤에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방한한 할리마 야콥 싱가포르 대통령과 왕치산 중국 국가 부주석을 청와대에서 맞이했다.

문 대통령은 이후 오후 6시께 김정숙 여사와 함께 청와대 직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마지막 퇴근길에 나섰다. 청와대 인근에는 지지자 수천 명이 집결해 파란색 모자와 손피켓 등을 들고 문 대통령을 배웅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분수대 앞 연단에 올라 지지자들을 향해 “여러분 고맙습니다. 다시 출마할까요”라고 묻기도 했다. 이에 지지자들이 환호하자 문 대통령은 “성공한 전임 대통령이 되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서울 모처에서 하룻밤을 보낸 문 대통령은 10일 윤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뒤 경남 양산 사저로 내려간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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