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2년 만에 실외 마스크 없는 봄을 맞았다.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은 점차 완화되는 추세다.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 사태 등 거시경제 불확실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관련주가 급등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리오프닝 관련주의 상승 동력이 남아있다고 보면서도 종목별로 체력을 따져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항공과 레저 관련주는 코로나19 확산 이전부터 경쟁 격화에 따라 기초체력이 극히 나빠져 있는 만큼 리오프닝 혜택을 오롯이 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리오프닝 기대가 주가를 밀어올렸다. 정부는 지난 2일부터 스포츠 경기 관람 등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폐지했다. 지난달 14일에는 코로나19를 이유로 발령했던 특별여행주의보를 해제했다. 이달 2일부터는 10편으로 제한했던 시간당 항공운항 편수를 20편으로 늘리기도 했다. 화장품과 주류 소비가 늘고, 여행사와 항공사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는 이유다.
증권가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종목은 음식료 관련주다. 맥주 소주 가격이 이미 인상됐고, 거리두기 완화로 인해 판매량 증가의 수혜까지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업 역시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여객노선 매출 감소를 화물노선 매출로 상쇄하며 지난 1분기에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7884억원)을 달성했다. 국제선 여객이 회복되면 추가 이익 상승을 노려볼 수 있다. LCC는 단기적으로 영업손실이 이어지겠지만 투자심리는 이를 이미 반영한 상황이라 해외여행 회복에 따른 주가 상승폭이 클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이나 돼야 항공 운항 편수가 2019년의 절반 수준으로 회복될 전망이라 여객운임은 팬데믹 이전 수준을 크게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화장품회사의 국내외 경쟁력이 예전같지 않다는 평가가 있다. 박현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팬데믹 이전에도 국내 시장에서 화장품업체들이 성장하지 못하는 현상이 지속돼 왔다”며 “중국 시장에서도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과거에 비해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화장품 업종 투자심리가 리오프닝에 따른 기대로 개선될 수 있다”며 “한류 열풍에 따른 화장품산업 호황기와 비교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주가 변동성을 활용한 트레이딩 매매 전략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여행사는 재무구조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이 때문에 다른 리오프닝 종목 대비 주가 상승이 더디고 노랑풍선은 2월 이후 되레 주가가 4.21% 내리기도 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여행사 대장주인 하나투어에 대해 “출국자 수 회복에 따른 패키지 송출객 반등은 일러야 3분기부터 가능해보이고 최근 증자한 것에서 확인되듯 지속적인 외부 유동성 확보가 필요하다”며 “극도로 신중한 접근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하나투어의 목표주가로 7만5000원을 제시했다. 6일 주가가 7만9500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매도 의견이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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