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인 코언이 뉴욕 메츠를 인수한 이후 18개월간 야구계는 가장 부유한 소유주로 꼽히는 그가 역사적으로 불운한 ‘언더독(이길 확률이 낮은 팀)’을 혁신하기 위해 방대한 자원과 통찰력을 어떻게 사용할지 궁금해했다. 답은 간단하면서도 혁신적이었다. 코언은 말 그대로 자신의 '헤지 펀드를 메츠로 옮겨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코언이 메츠 운영을 위해 헤지펀드에서 근무하는 통계 분석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동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야구를 통계학·수학적으로 분석하는 방법론인 '세이버매트릭스'가 대세로 자리 잡은 뒤 메이저리그 팀들은 통계팀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메츠의 통계팀은 격이 다르다는 평가다.
2020년 하반기 코언이 메츠를 인수할 당시만 해도 메츠에서 정규직으로 일하는 통계 전문가는 8명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35명으로 4배 이상 늘었다. 스카우트 부서 등 직접적으로 통계팀과 관련이 없는 부서에도 통계 전문가가 배치됐다. 특히 헤지펀드 업계에서 손에 꼽히는 포인트72에셋매니지먼트의 통계 분석 전문가들이 메츠 업무에 투입됐다. 마크 브루바커 포인트72에셋매니지먼트의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메츠의 CTO를 겸임한다. 인사관리 책임자들도 메츠에 파견됐다.
코언은 시즌 전 자유계약선수(FA) 영입에 2억5450만달러(약 3250억원)란 거금을 쏟아부어 전력을 강화했다. 여기엔 스타 투수 맥스 셔져(3년 간 1억3000만 달러, 사진)에 대한 기록적인 연봉도 포함됐다.
선수 영입과 통계 야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자 메츠의 올 시즌 분위기는 달라졌다. 메츠는 현재 20승 10패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다. 양대 리그를 통틀어 첫 번째로 20승 고지를 밟았다. 전문가들은 메츠가 올 시즌 내셔널리그 우승과 함께 월드시리즈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메츠가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것과는 달리 코언의 헤지펀드에 돈을 맡긴 고객 사이에선 불만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코언이 헤지펀드에 집중하지 않아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불만이다.
실제로 지난 연말 기준으로 포인트72에셋매니지먼트의 3년간 평균 수익률은 12%로 경쟁사인 시타델(23%)과 밀레니엄매니지먼트(16.7%)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포인트72에셋매니지먼트는 "투자와 메츠 운영은 별개로 메츠 때문에 투자 수익이 떨어지는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140억달러(약 17조8780억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코언은 뉴욕 출신으로 어린 시절부터 메츠의 팬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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