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만 먹고 살아도 남는 돈이 없어요"…싱글족들 '눈물'

입력 2022-05-10 11:41   수정 2022-05-10 15:58


밥상 물가가 오르면서 젊은 저소득 직장인이나 대학생들은 등 1인 가구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생활비에서 식자재?생필품 구매 등에 필요한 순수 ‘생존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어려움 더 크기 때문이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혼자 사는 직장인 김 모씨(26)는 “저녁 한 끼만 요리해 먹고 사는데도 식비가 지난해 이맘때 보다 한 달에 20%는 늘어난 것 같다”며 “김치나 밑반찬을 사먹는 가격이 너무 올라 차라리 매끼 사먹는게 나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서울 성북구 원룸에 거주 중인 대학생 신현규(21)씨는 “생활비에서 식비 비중이 작년만 해도 30% 안팎이었는데 올해 들어 절반 가까이가 된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생활비 아끼려고 집에서 밥을 해 먹는다는 말은 옛말이 됐다. 계란?육류?두부 등 가정 식자재 값이 폭등해 '밥만 먹고 살아도 남는 돈이 없다'는 하소연이 쏟아진다.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 중인 직장인 박 모씨(33)는 “마트에선 여전히 2~4인 가정용 식자재를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 혼자 사는 사람 입장에선 생활비가 배로 느는 기분”이라며 “계란이나 두부 같이 자주 쓰는 식자재 가격이 너무 비싸졌는데, 안 살 수도 없어 다른 지출을 또 줄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가공식품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 풀무원과 CJ제일제당은 지난 2월 수입콩 두부인 ‘부침두부 290g’ 제품은 1350원에서 1450원으로, ‘찌개두부 290g’ 제품은 1250원에서 1350원으로 각각 7.4%, 8% 인상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계란 한 판 가격은 3월 6358원에서 지난달 7010원으로 10.25% 뛰었다. 육류는 돼지고기 도매가는 지난 3월 100g당 평균 4273원으로 전년 3월 4084원보다 4.6% 올랐다. 닭고기 1㎏당 도매가는 지난달 3533원으로 작년 같은 달 2642원 대비 34.4%나 상승했다.

코로나19 이후 배달 음식 등 외식 물가도 크게 올랐다. 배달 앱으로 집에서 음식을 시켜먹으면 배달비를 합쳐 1만원이 훌쩍 넘어간다. 고시 공부를 하기위해 서울 관악구에서 혼자 사는 김모(23)씨는 “한 푼이 아까운 고시생 입장에서 돈을 들여 건강하게 먹는 것은 꿈도 못꾼다”며 “저렴한 밥집들 중 코로나19 기간 문을 닫은 곳이 많아 먹을 게 마땅치 않다”고 전했다. 그는 “친구들과 만날 때면 프렌차이즈 음식점 메뉴 중에 싸게 나오는 행사용 인스턴트 세트만 찾아다니는 게 낫겠다는 우스갯소리도 한다”고 말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