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첫머리부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가지고 이 자리에 섰다”고 했다. 헌법의 골격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다시 세우겠다는 것이다. 지난 5년간 헌법 기본 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정체성까지 위협받았음을 감안하면 반드시 필요하고, 다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실제 문재인 정권은 부동산법, 언론법,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등 반시장, 반자유, 위헌적 입법을 막무가내로 밀어붙였다. 심지어 헌법 4조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서 자유를 빼려는 시도도 있었다. 시도는 비록 실패로 돌아갔지만, 그 저의가 소름 끼치게 한다.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반지성주의가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렸다”는 지적은 목적 달성을 위해선 절차적 민주주의조차 내팽개치기 일쑤인 더불어민주당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자유로운 시장이 숨 쉬고 있던 곳은 번영과 풍요가 꽃 피었다. 성장은 자유의 확대”라고 한 것은 작은 정부와 민간 주도의 성장을 강조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 초부터 재벌개혁을 국정과제로 삼고, 친(親)노조 정책 등으로 경제 활력을 떨어뜨린 것과 절연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작고 강한 정부론은 여러 정권에서 표방했지만, 매번 그 결과는 반대로 갔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과제일 것이다. 네거티브 규제를 진짜 실행에 옮겨 기업들이 마음껏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경제의 선순환을 이루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노동 유연화, 중대재해처벌법 등 바로잡아야 할 정책도 한두 개가 아니다.
‘자유와 번영을 꽃피우는 지속 가능한 평화’는 대북 정책의 근본 철학을 보여준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인권 등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기반으로 하겠다는 것으로, 남북 관계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양보할 수 없는 가치로 삼아야 함은 물론이다. 자유에 기반한 국제사회와의 연대를 강조한 것도 올바른 접근법이다.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반듯하게 세우는 것만으로도 큰 업적을 남긴 지도자로 추앙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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