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가 17개월만에 2600선 아래로 주저앉은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3분기도 국내 증시 상황이 밝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발목 잡힌 경기 환경과 미국 중앙은행(Fed)의 공세적 통화긴축이 경기침체 조기화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이에 전문가들은 불황에 강한 주식을 찾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14.25포인트(0.55%) 내린 2596.56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2600선 아래에서 마감한 건 2020년 11월 30일 이후 17개월여만이다.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저성장) 공포에 글로벌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지수는 엿새째 하락을 지속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3173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2857억원, 66억원 순매수했다.
연초부터 지금까지 국내 증시는 인플레이션, 통화긴축,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의 장기화, 중국의 신종 경제봉쇄 조치 등 부정요인들로 답답한 상황이 반복적으로 전개됐다.
특히 인플레이션과 금리상승을 이유로 경제성장에 필요한 비용 및 대가가 폭증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이는 하반기에도 국내외 실물경기와 자산시장을 제약하며 매크로 전반의 추가적 악순환을 야기할 개연성이 높다.
삼성증권은 올 3분기 코스피가 2500~2800선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까진 지수전망 하단인 2500선 하방 지지력 테스트 과정을 거치고 이후 3분기 말까지 2800선까지의 되돌림 현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률 관리에 비상이 걸린 하반기, 특히 3분기 시장의 급선무는 인플레이션 압력 우회가 가능한 불황에 강한 주식 찾기가 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주도하는 실적, 정책. 수급 등 개별 모멘텀에 편승하는 모멘텀 알파 플레이 우위로 전개될 공산이 크다"며 "3분기 대외 불확실성 확대와 국내외 증시 부침에 맞서기 위해서는 경기·물가·정치·정책 리스크 헤지 가능 전략 대안을 위한 옥석 가리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기둔화와 물가상승으로 가격전가 애로가 커지고 금리상승으로 자본 조달비용이 상승하는 환경에선 미래흐름의 현재가치화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이를 감안한 투자 전략으로는 우선 인플레이션 리스크 헤지, 낙폭과대 주가 메리트, 중립이상의 실적 모멘텀을 겸비한 삼중 교집합격 투자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게 김 연구원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관점에서 하반기 추천 종목으로 △삼성전자 △SK이노베이션 △KB금융 △카카오 △기아 등을 제시했다. 금리와 물가 동반 상승기엔 순영업자산투자보다 순영업이익 회수 속도가 앞서는 기업이 재무건전성과 실적가시성이 우월하다는 이유에서다.
김 연구원은 "초과영업이익 확보가 안정적으로 가능한 기업은 거시적으로는 기업 본질과 미래가치 증가분의 현가화 속도가 빨라져 원금 회수에 걸리는 시간(Equity Duration)이 짧아지고 미시적으론 순영업자산 투자보다 순영업이익 회수 속도가 앞서 금리·물가 동반상승 압력을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