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지난 10일 제20대 윤석열 대통령 취임과 함께 5개월 만에 '퍼스트레이디'로 등판했다. 그는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에게 90도 허리를 숙여 '폴더 인사'를 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팔짱을 끼고 배웅하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됐다.
이날 김 여사는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윤 대통령의 한걸음 뒤에서 일정을 함께했다. 이어 취임식에서도 김 여사는 윤 대통령의 뒤에서 내조에 집중했다.
다소 긴장한 듯 웃음기 없는 표정이었으나 꽃다발을 가지고 온 남자아이와 사진을 찍을 때는 환히 웃었다. 시민들의 환호에 김 여사는 고개를 숙이며 '주먹 악수'를 하기도 했다.
단상 위로 이동한 윤 대통령 내외는 문 전 대통령 부부와 인사했다. 이때 김 여사는 김정숙 여사와 먼저 악수한 뒤 90도로 허리를 굽혀 네 차례 인사했다.
김 여사는 선글라스를 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도 90도로 인사했고 취임식이 끝난 뒤 가볍게 팔짱을 끼며 단상을 걸어 내려갔고 차량 앞까지 배웅했다.
일부 커뮤니티 네티즌들은 김 여사가 박 전 대통령과 대화하느라 문 전 대통령 부부는 배웅하지 않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김 여사의 첫 번째 퍼스트레이디 룩에도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국립현충원 참배 때는 검은색 치마 정장 차림에 심플한 목걸이만 착용한 상태였다.
이후 참석한 취임식에서는 허리에 큰 리본 장식을 두른 '올 화이트' 패션으로 갈아입었다. 여기에 특별한 장식이 없는 흰색 구두를 매치하고, 액세서리는 착용하지 않았다.
이날 저녁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외빈 초청 만찬에서는 광택감이 있는 소재의 크림색 원피스를 입었다.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김 여사의 두 의상 모두 소상공인 진흥 차원에서 영세업체에서 자비로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처음 국민께 인사드리는 자리라는 뜻을 담아 선택했다"며 "흰색은 어떤 색과도 조화를 이루며 스스로 드러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대통령 배우자로 동행해야 할 공식 일정 이외엔 '조용한 내조'에 전념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자신이 대표를 맡은 해외 미술품 전시·기획사인 코바나컨텐츠를 폐업 또는 휴업하고 개인 행보를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기조다.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영부인'이라는 호칭도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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