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4족 보행과 네 바퀴 주행이 모두 가능한 ‘UMV(궁극의 모빌리티 차량)’인 엘리베이트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이 차량은 지능형 지상 이동로봇이자 무인 모빌리티로, 계단을 오르는 등 험로와 극지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11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미국 몬태나 주립대학에 연구시설 ‘뉴 호라이즌 스튜디오(NHS)’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NHS는 현대차가 2020년 9월 설립한 미래 모빌리티 개발 조직이다. 이번 연구소 설립을 통해 차세대 모빌리티인 UMV 개발과 상용화에 나선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5년간 NHS에 2000만달러(약 255억원)를 투자하고 50명을 고용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2019년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에서 UMV인 엘리베이터 콘셉트카를 처음 공개했다. 엘리베이트와 유사한 모듈형 플랫폼 구조를 갖춘 타이거는 지난해 2월 공개했다. 현대차는 타이거의 명칭을 추후 변경할 예정이다.
엘리베이트는 5개의 축으로 설계된 로봇 다리를 이용해 포유류나 파충류처럼 걸을 수 있는 로봇이자 무인 모빌리티다. 보행 속도는 시속 약 5㎞이고, 차체를 수평으로 유지하며 1.5m의 벽을 넘을 수 있다. 평탄한 지형에서는 로봇 다리를 안쪽으로 넣어 기존 자동차처럼 주행할 수 있다.
타이거는 길이 80㎝, 폭 40㎝, 무게 12㎏에 4개의 다리와 바퀴가 달린 로봇 겸 소형 무인 모빌리티다. 타이거는 △과학 탐사 및 연구 △응급 상황에서의 보급품 수송 △오지로의 상품 배송 등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엘리베이트와 마찬가지로 전·후진뿐 아니라 좌우로도 쉽게 방향을 전환할 수 있다. 평탄한 지형에서는 4륜 구동 차량으로 변신해 속도를 내고, 바퀴로 이동하기 어려운 지형에서는 로봇 다리로 걷는다. 차체 내부엔 화물 적재실을 갖춰 물품을 보호할 수 있다.
NHS는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으로 타이거를 개발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엔지니어링 설계기업 오토데스크 기술로 타이거의 다리, 휠, 섀시(뼈대), 타이어를 3D 프린팅으로 제조했다. 콘셉트 디자인 전문기업 선드버그페라는 차체, 섀시, 다리 부품 설계와 소프트웨어 개발에 참여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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