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완전히 녹는다"…CJ제일제당, '생분해 플라스틱' 양산 시작

입력 2022-05-11 14:43   수정 2022-05-11 14:51



CJ제일제당이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PHA) 양산을 시작한다. 생분해 소재 전문 브랜드 ‘PHACT(팩트)’도 런칭했다. 급성장하는 생분해 플라스틱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목표다.

11일 CJ제일제당은 인도네시아 파수루안 바이오공장의 전용 생산라인에서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PHA) 대량생산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 공장에서는 CJ제일제당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비결정형 PHA(aPHA)를 연간 5000톤 규모로 생산할 수 있다. 반결정형 PHA인 scPHA도 생산 라인을 착공했다. 2025년에는 PHA 생산규모를 연간 6만 5000t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세계적으로 생분해 플라스틱 시장이 확대되면서 관련 시장을 잡겠다는 의지다. 코카콜라, 펩시 등 글로벌 기업들은 수년 내 기존 포장재를 생분해 소재로 바꾸겠다고 선언했고 선진국을 중심으로 친환경 원료 사용을 유도하는 규제가 생겨나는 등 생분해 플라스틱 시장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생분해 플라스틱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5조원에서 2025년 약 16조원으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PHA는 미생물이 식물 유래 성분을 먹고 세포 안에 쌓아놓는 고분자 물질이다. 기존 생분해 소재들과 달리 바이오 원료(식물 성분)로 만들고 바다에서 완전히 분해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가장 보편화된 생분해소재인 PLA는 바이오 원료로 만들긴 하지만 생분해도가 낮고 PBAT는 토양에서 생분해되긴 하지만 석유계 소재로 만든다.

CJ제일제당이 주력할 aPHA 제품은 고무와 비슷한 물성을 지녀 포장재, 비닐봉투 등 변형이 필요한 여러 품목을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경쟁사들이 주로 취급하는 결정형 또는 반결정형 PHA 제품은 딱딱하기 때문에 유연성이 떨어진다”며 “이들을 aPHA와 혼합하면 물성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CJ제일제당 이외에 PHA를 양산하고 있는 곳은 미국 대니머 사이언티픽, 일본의 카네카이지만 이들은 반결정형 PHA만 생산한다.

CJ제일제당은 PHA를 단일 소재뿐 아니라 ‘플랫폼’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PLA나 PBAT같은 다른 생분해 플라스틱 원료와 혼합해 강도와 물성, 생분해도를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일환으로 CJ제일제당은 지난해 HDC현대EP와 바이오 컴파운딩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이 회사는 국내 합성수지 컴파운딩(플라스틱 소재를 배합하는 생산공정) 1위 기업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본생산 전부터 글로벌 대형 거래처를 중심으로 5000t 이상의 계약이 성사될 정도로 CJ제일제당 PHA에 대한 높은 수요가 확인됐다”며 “수십년간 쌓아온 독보적인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 소비자가 일상 속에서 지속가능한 친환경 플라스틱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은 PHA 본생산 개시에 맞춰 생분해 소재 전문브랜드 ‘PHACT(팩트)’도 런칭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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