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만 설명 표현 달라졌다…'중국의 일부' 표현 삭제

입력 2022-05-11 17:19   수정 2022-05-11 17:48


중국과의 갈등을 의식해 대만을 놓고 자극적인 표현을 내놓지 않았던 미국의 태도가 바뀌고 있다. 미국 국무부가 공식 사이트에서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는 표현을 삭제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11일 연합보,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지난 5일 미 국무부는 미국과 대만의 관계를 소개하는 웹사이트 설명 항목에서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 ‘미국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삭제했다. 대신 대만을 놓고 ‘민주주의와 기술 분야를 선도하는 지역으로, 인도·태평양 지역의 핵심 협력자’라는 표현을 추가했다. 이번 설명 항목 변경은 2018년 8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이후 3년여만이다.

미국 국무부는 해당 문구를 삭제한 배경을 따로 밝히진 않았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이 10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은 바뀐 게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낸 정도다.

미 국무부는 2018년 8월 대만과의 관계를 소개하는 내용을 다룰 때도 미국과 대만이 강건한 ‘비공식적인 관계’를 구축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당시엔 1979년 미·중 3대 공동성명에 따라 대만이 아닌 중화인민공화국이 중국의 유일한 합법 정부임을 인정하는 내용도 병기돼 있었다. 이번엔 3대 공동성명에 앞서 대만에 대한 미국 지원을 골자로 하는 대만관계법을 우선 명시했다. 미국과 대만의 관계를 중국과 대만의 관계보다 앞서 드러낸 것이다.

이 같은 표현 변화에 중국은 즉각 대응에 나섰다. 주펑렌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대변인은 11일 기자회견에서 “대만 일부 인사가 미국에 의지해 독립을 도모하려 한다”며 “대만이 중국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은 바뀔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무위로 만드려하는 행위를 멈추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10일 기자회견에서 “대만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거나 대만 해협의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는 화를 자초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옌전성 대만 정치대 국제관계센터 연구원은 자유신보와의 인터뷰에서 “통상적인 수준의 수준으로 확대 해석할 필요가 없다”며 “다만 미국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삭제한 건 미국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편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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