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는 지난 5년간 협력업체 직원 대다수를 자회사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표면적으로 마무리되는 듯했다. 하지만 불씨는 꺼지지 않은 상태다. 정규직 전환 대상이 1만여 명에 달하는데도 단기 성과에 급급하다 노사·노노 갈등이란 장기 후폭풍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공사에 따르면 인천공항 보안검색을 담당하는 공사 자회사 ‘인천공항보안’의 근로자 일부는 아직도 공사 직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국가 시설 보호 업무 종사자에 대해 직고용을 약속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2020년 3월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상대로 법원에 근로자 지위 확인소송을 제기했다. 보안검색노동조합 관계자는 “공사는 보안검색 요원의 직고용 약속을 지키고, 그동안 지급하지 않은 정규직과의 임금 차익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또 다른 노조인 보안검색통합노동조합과 인국공노동조합 보안검색운영지부 소속 직원들의 입장은 다르다. 자회사 소속을 인정하고 있어서다. 노노 갈등이 구조화된 것이다. 공사 고위 관계자는 “지난 정부 시절에 직고용을 발표하면서 공정 문제가 대두됐다”며 “외국 선진 공항이 자회사를 전문회사로 육성하는 사례 등을 참고해 다양한 대책을 세워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초 인천국제공항공사 자회사 노동조합연대(인국공노련)는 임금과 처우 개선을 촉구하는 내용의 요구안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전달했다. 박후동 인천공항시설관리노조 위원장은 “인천공항공사는 4조2교대 근무지만, 인천공항시설관리 자회사는 3조2교대로 차별대우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인국공노련은 지난해부터 자회사에 용역 업무를 발주할 때 실시 가격의 100%로 낙찰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자회사 입장에서 낙찰률이 올라가면 용역사업비 수주액 증가로 수익이 늘어나 임금 인상과 복지 등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조 연대회의 관계자는 “자회사 노동자의 근로 조건은 최저임금 수준으로 현저히 낮고, 자회사 전환 이후에도 노동 환경이 전혀 나아진 게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자회사 강성 노조들은 새 정부 출범을 맞아 요구 조건을 관철시키기 위한 실력행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관계자는 “임금을 올리는 것은 국민 정서와 맞지 않는다”며 “정부 지침에 따라 공사와 자회사 간의 특수관계에서 올릴 수 있는 최대 낙찰률로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2년 이상 지속되면서 경영적자가 계속되는데 인원을 늘리기는 쉽지 않다”며 “자회사 운영체계를 분석해 유휴인력이 발생하면 교대제를 개편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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