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한밤중 4살 딸을 도로에 버린 30대 친모와 범행에 가담한 2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2단독(곽경평 판사)은 아동복지법상 아동 유기·방임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35·여)와 B씨(25)에게 각각 징역 1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B씨와 함께 지난해 11월26일 오후 10시께 경기 고양시 한 어린이집 앞 이면도로에 발달장애가 있는 딸 C양(당시 4세)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A씨는 차량에서 C양을 내리게 한 뒤 인적이 드문 도로에 그대로 두고 자신만 다시 차량에 올라타 B씨와 함께 인근 모텔에 투숙했다. C양이 도로에 유기될 당시 기온은 영하 1도였다.
경찰 조사 결과 A씨와 B씨는 사건 발생 2개월 전 인터넷 게임을 하다 알게 됐고, 범행 당일 처음 만났다.
A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아이를 키우기가 힘들었고 평소 B씨와 게임 채팅방에서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했다. B씨가 '그러면 아이를 갖다 버리자'는 식으로 말해 함께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기온이 영하 1도에 이르는 야간에 발달장애가 있는 만 4세 아동을 유기했다. 자칫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한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또 "아이가 엄마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탄원하고 있지만, 우울증 등 정서 불안 상태에서 집에 가면 재범 우려가 있다"면서 "구속 기간에 반성하고 가정으로 돌아가더라도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C양은 당시 지나던 행인에 의해 발견돼 경찰을 통해 친아버지에게 인계됐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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