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사는 주민들도 '동쪽 촌동네'라며 쳐다보지도 않던 기장군 집값이 고공행진 중이다. 특히 '일광신도시'가 주목받고 있다. 롯데월드와 고급호텔 등 오시리아 관광단지가 하나둘 갖춰지기 시작하면서다.
다만 매매 자체는 활발하지 않다. 가끔 나오는 거래가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지만 막힌 '돈줄'에 거래가 뜸하다는 설명이다. 집값이 급등하면서 이미 '상투'에 다다른 만큼 진입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1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부산시 기장군 일광읍에 있는 '일광한신더휴센트럴포레2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6억7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3월 마지막 거래 이후 약 1년 만에 이뤄진 매매로 당시 매맷값 5억5000만원보다 1억2000만원이 뛰었다. 이 면적대 호가는 현재 8억원까지 형성됐다.
같은 단지 전용 75㎡도 지난달 5억6500만원에 팔리면서 직전 거래보다 2500만원이 상승해 신고가를 기록했다. 일광읍에 있는 '이지더원1차오션포레' 전용 59㎡도 지난달 4억95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으면서 지난 3월 거래된 4억7800만원보다 1700만원 높은 금액에 매매 계약이 맺어졌다.
일광읍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거래가 활발하진 않지만, 가끔 맺어지는 계약으로 신고가가 나오고 있고 호가도 떨어지지 않는 등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고 했다.
일광신도시가 주목받은 계기는 2015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오시리아 관광단지' 때문이다. 지난 3월 관광단지 내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이 개장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롯데월드'에 이어 국내 두 번째 롯데월드다. 프리미엄 복합상가와 이케아 등 생활편의시설도 이미 들어섰다. 관광 단지 내에는 세계적인 호텔인 '아난티 힐튼'이 있고 내년엔 '빌라쥬드아난티'와 '반얀트리 부산'도 지어질 예정이다.
비규제지역 매력도 더해졌다. 부산시 16개구 가운데 중구와 기장군을 제외한 해운대구, 수영구 등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기장군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대출 규제와 청약 조건 등이 규제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슨하다. 경남지역 투자자들과 외지인들이 기장을 찾은 이유다.
일광읍에 있는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오시리아 관광단지 인근에는 상대적으로 주거시설이 적기 때문에 관광단지에서 약 10분가량 떨어져 있는 일광신도시가 주목받았다"며 "부산 내에서 갈 곳을 잃은 돈과 세컨드하우스를 찾은 외지인들이 몰려들면서 집값이 크게 뛰었다"고 했다.
다만 진입에는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격이 크게 올라 이미 '꼭지' 수준인데다 매물은 늘고 있지만 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매수자는 거의 없는 상황이어서다.
기장군에 있는 한 공인 중개 관계자는 "오시리아 관광단지가 2025년도에 완공이 되고 이 일대가 개발이 진행되고 있어 크게 바뀔 것"이라면서도 "아파트를 사고 싶다는 수요자는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대 부동산 공인 중개업소들에서도 급등한 가격이 일부 내릴 것으로 보는 곳이 많다"고 귀띔했다.
한편 부산시 기장군 집값은 올해 들어 이달 첫째 주(2일)까지 0.92% 상승해 부산 내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 지난 3월 둘째 주(14일) 0.07% 올라 상승 전환한 이후 8주 연속 오름세다. 재건축 이슈가 있는 수영구(0.03%)와 개발 호재가 있는 사상구(0.71%)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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