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잘 팔린다"…주부 사로잡은 유럽풍 '무광' 주방

입력 2022-05-13 14:59   수정 2022-05-13 16:14

광택이나 윤이 나지 않는 무광 색상 디자인이 주방 인테리어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인테리어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세련된 주방 분위기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인테리어 업계에선 유지 관리가 어려운 무광 가구도어용 필름의 단점을 보완한 제품을 내놓으며 집들이를 앞둔 소비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13일 인테리어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방가구 시장 규모는 지난해 1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8년 1조6000억원에서 3년 만에 약 12.5% 성장했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홈스쿨링 등으로 가정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인테리어 시장이 전반적으로 성장한 영향이다.

인테리어 소비층이 MZ(밀레니얼+Z)세대 등으로 넓어지면서 주방 인테리어 트렌도 다양화됐다. 빛을 비교적 적게 반사해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무광 주방 가구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게 좋은 예다. 주요 인테리어 업체들의 무광 디자인을 적용한 주방 가구 비중은 최근 60%까지 올라왔다. 코로나19 이전 주방 인테리어 업계에선 유광(하이글로시) 소재 제품 비중이 70%, 무광 제품이 30%정도였으나 최근 시장 판도가 뒤바뀌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무광 디자인을 채택한 가전 제품이 늘어난 것도 인기 요인이다. 무광 색상을 적용한 냉장고와 오븐, 식기세척기 등과 조화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주방 가구도 무광 디자인을 선택하는 경향이 굳어진 영향이다. LG전자의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LG 오브제컬렉션은 무광 디자인을 적용한 냉장고와 식기 세척기 등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맞춤형 가전 브랜드 비스포크도 냉장고 도어 등의 색상 옵션으로 무광 디자인을 제공하고 있다.

무광 소재는 세련된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유광 제품에 비해 손지문과 긁힘, 얼룩이 눈에 잘 띈다는 단점이 있었다. 인테리어 업계에선 이같은 단점을 보완한 신제품을 출시하며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LX하우시스가 최근 선보인 ‘LX Z:IN(지인) 셀렉션 제스트’의 주방 제품은 자체 개발한 가구용 필름 ‘제스트’를 주방 가구 표면에 적용해 고급스러운 무광 색상을 나타내면서도 긁힘과 오염에 강한 게 특징이다. 무광 색상 종류를 크림화이트, 베이지, 코튼 그레이 등 여섯 가지로 다양화해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혔다.

현대리바트는 올해 주방 가구 판매량의 약 80%가 무광 디자인 제품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광도(물체의 밝기를 나타내는 양) 값이 5 이하인 슈퍼 무광 재질의 제품이 인기가 높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대표 제품으론 리바트 키친 '테라' 시리즈, 'L700g' 시리즈 등이 있다.

한샘은 프리미엄 주방 가구 라인인 ‘키친바흐 페닉스’가 무광 주방 가구 제품으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나노코팅 기술을 적용해 긁힘과 열에 강하고, 광도 0%의 슈퍼 무광 소재를 적용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나타내는 게 특징이다. 다른 무광 제품인 '유로 700 그레이스' 시리즈는 은은한 무광 유리의 투명한 두께감과 고급스러운 흑니켈 AL 프레임으로 마감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럽에서 시작된 무광 인테리어가 국내 시장에서도 본격적으로 유행하고 있다”며 “업계에선 조금 더 세련되면서 다양한 기능을 가미한 무광 디자인 제품들을 지속해서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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